관용차 두고 대중교통
허례허식 없애기 실천
'보다 시민 가까이' 의지

허성곤 김해시장과 김형수 김해시의회 의장이 시청과 의회에 출근할 때 관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허 시장은 2016년 7월 보궐선거에 당선된 이후부터 2년이 넘도록 이른바 '경전철 출근'을 이어오고 있다. 자택인 김해시 북부동 삼계푸르지오 2차 아파트 인근 경전철역에서 타면 김해시청역까지 약 15분이 소요된다. 김 의장은 제8대 김해시의회 전반기 의장에 당선된 지난 7월 5일부터 의장 관용차 대신 매일 시내버스를 타고 출근한다. 주거지인 삼방동에서 의회까지는 15분에서 20분 정도 걸린다.

매일 15분 이상의 대중교통 출근은 이들에게 짧다면 짧지만 길다면 긴 시간이다. 이들은 왜 관용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할까.

개인적인 여러 이유도 있겠지만 대략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시민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와 시장과 의장으로서 폼만 잡는 권위적인 수장의 면모를 벗겠다는 점이다. 두 사람 모두 서민적 시장과 의장이 되겠다는 의지가 투영된 모습으로 해석된다.

허 시장은 경전철 이용이 얼마나 편리한지 직접 모범을 보이고 있다. 여기다 빈번하지는 않지만 경전철 출근으로 시민들의 애로점도 들을 수 있다는 것도 한 요인이다.

김 의장은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는 것도 이유지만 시의회 의장이 의전만 누리려고 폼만 잡는 허례허식을 내려놓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장이 되기 전부터 "의장은 시민들에게 예우받는 자리가 아니다"는 견해를 밝혀왔다. 의장 당선 이후에는 이른바 '의장 권위 벗어던지기'를 실천하는 모습이다.

그는 의장으로서 의전을 받기보다는 의원들 개인 실력을 향상시켜 '일하는 의회'를 만들겠다는 쪽에 의지가 강하다. 의장이 권위찾기에 몰입하면 단합된 의회는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제8대 시의회는 의장이 소속된 민주당 의원들이 자유한국당 의원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아 다수당으로서 횡포를 부리려면 얼마든지 부릴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김 의장은 이런 의회 폐단을 없애고자 먼저 의장으로서 권위를 내려놓았다.

그는 의원 개인 간·정당 간 갈등을 없애려고 특정 현안이 발생하면 의원들 간 협의하고 조정하는 이른바 '협의조정의회'를 만드는 데 열정을 쏟고 있다.

그래서인지 제8대 의회는 특정 안건을 처리할 때 일방적 밀어붙이기인 다수당의 횡포보다는 가능한 한 원내교섭단체에서 정당 간 서로 이해가 다른 부분들은 조정하고 협조해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 이런 구조로 정당 간 의원 개인 간의 마찰도 사라지고 있다. 의회상임위원회 구성에서부터 추경예산안 처리까지 모두 민주당과 한국당이 서로 협의해 처리했다. 이런 의회 화합모드는 의원 제주도 연수(28~30일)에서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번 연수에는 의원 대부분이 자발적 참석 의사를 밝혔다.

김 의장은 "제8대 시의회는 일하는 의회를 만들고자 의원연구회(의원 7명)를 결성했고, 시와 시민 간 마찰을 빚는 장유소각장 증설 이전문제와 가야사 2단계 사업에 포함된 구봉초교 이전문제 등 시 현안에 대해서는 해당 상임위 위원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문제점을 파악하는 등 실용적 의회를 구축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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