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46곳…경일학원 4명 최다
교육청 임용 위탁제 '유명무실'

경남지역 사립학교 161곳 중 설립자·이사장의 자녀 등 친인척을 교원·행정 직원으로 채용한 학교가 46곳(28.57%)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해영(부산 연제)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사립학교 친인척 직원·교원 채용 현황'(1월 기준)을 분석한 결과, 도내 사립학교 22곳이 설립자·이사장의 자녀·며느리·조카 등 6촌 이내 친인척 24명을 직원으로 채용했다. 또 사립학교 27곳은 이사장의 친인척 30명을 교장·교감·교사로 채용했다. 친인척이 교원과 직원 모두 채용된 학교는 3곳이다.

도내에서 친인척 채용을 가장 많이 한 학교법인은 경일학원이다. 창원경일고·경일여고 행정 직원에 설립자의 사촌·조카 등 4명이 채용됐다. 덕조학원이 운영하는 경남간호고는 교장이 이사장의 처이고, 교사 1명과 행정원 1명이 이사장 사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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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사립학교 중 학교법인 이사장과 6촌 이내 친인척 관계인 직원이 1명 이상 재직 중인 학교는 262곳(305명)이다. 지역별로 경기도 36곳(44명), 전북 30곳(41명), 경북 34곳(38명), 부산 32곳(37명), 서울 23곳(31명), 경남 22곳(24명) 순으로 많았다.

이사장과 친인척 관계인 교원이 1명 이상 재직 중인 학교는 전국 291곳(398명)이다. 경북지역 40개 학교에 58명 이사장 친인척 교원이 근무하고 있어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이어 경기 34곳(47명), 부산 30곳(42명), 전북 34곳(41명), 서울 23곳(30명), 경남 27곳(30명) 순이다.

도교육청은 사립학교 임용 때 사전협의로 채용 적절성 여부와 규모(인원수) 등을 정하고 공개전형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사립학교법에 따라 이후 필기·실기·면접 등 절차와 최종 결정은 법인에 맡기고 있다. 도교육청은 "일선 사립학교의 친인척 교원 채용 여부와 이사장과 관계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은 수년 전부터 채용 비리를 방지하고 투명성을 높이고자 '교원 임용 교육청 위탁채용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교육환경 시설사업비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위탁 채용 제도를 권유하고 있지만 매년 10곳 중 3곳 정도만 활용하는 등 참여도는 낮다. 법인들은 인사권 침해와 건학 이념 특수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고 있다.

김해영 의원은 "지난 14일 감사원의 사립학교 채용실태 점검 결과 다수 교사 채용비리가 적발됐다. 사립학교가 학교 운영 자율성을 방패 삼아 친인척을 무분별하게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사학법인도 국가예산을 지원받아 교원·직원 인건비와 사학연금을 지급하는 만큼 그에 걸맞은 공공성과 책임성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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