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해양신도시의 개발이 지연된 가장 큰 이유는, 민간업체는 이윤추구가 본질이지만 행정 당국은 공영개발에 주안을 두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파트 건설을 중심으로 주거 위주의 난개발을 허용할 것인가, 아니면 문화가 숨 쉬는 관광비즈니스 단지로 조성해 도시동력원으로 활성화할 것인가 하는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자본을 투자할 민간업체 선정작업이 1, 2차에 이어 3차 공모에서도 불발된 것은 그 간극을 좁히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새로 취임한 허성무 시장이 '공사비검증단'을 발족시키는 한편 공론화를 통한 절차적 당위성을 강조함으로써 민간업체가 이 조건을 충족시키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창원시가 추구하는 개발 방향이 시민 전체의 공익과 부합할 뿐만 아니라 옛 마산의 위축된 도시세를 그나마 회복시킬 유일한 방안으로 떠오르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공원과 녹지는 확대하되 주거 및 업무시설은 최소화해서 쾌적한 해상공간을 확보하고 세계적 규모의 콘서트뮤지엄을 지어 기부하도록 하는 계획이 민간 투자업체의 사익과 배치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할 것이다. 3차 공모에 응한 2개 컨소시엄 업체가 모두 적합도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도 결국은 업체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공공성 확장 여부가 걸림돌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간다. 그 원칙은 존중돼 마땅하다. 해양신도시가 민간업체에 의해 좌지우지될 경우 앞길이 어떨지는 말하지 않아도 뻔하다. 창원시가 뒤늦게나마 미래지향적 조감도를 그린 것은 다행이다.

수천억 원의 공사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는 마산해양신도시의 개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난제 중의 하나다. 시나 도의 재정 규모로는 자체 조달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해서 서둘 일은 아니다. 한번 정해지면 바꿀 수 없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민간개발이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 이상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소문 수준인 스마트시티 시범사업지로 정부의 지원을 끌어내는 것을 포함하여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시와 도가 손을 맞잡아 전력투구한다면 분명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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