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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칼럼]건강한 교육생태계를 구축하자

교육부의 일방적·반강제적 대입 개편안
경쟁 추구 내신시스템 교육개혁의 대상

오세현 전 경남과학고 교장 webmaster@idomin.com 2018년 08월 24일 금요일

최근 교육부는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과 고교교육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1년 동안 결정을 유보한 채 폭탄 돌리기를 해온 이번 대입 개편 안에 대해 학부모들은 물론 시·도교육감들로부터도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포항공대 김도연 총장은 "수능 위주의 정시 선발 비율을 교육부가 바라는 30% 이상으로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 정성을 다해 만들어온 입학사정관 제도가 이미 안정적으로 정착되어 있고, 또 수능의 효율성에 의문을 표하면서 "대학에 학생 선발 권한을 줘야 수능의 공정성은 물론 지금의 과도한 입시 경쟁 구도를 바꿀 수 있다"고 했다. 한마디로 교육부의 획일적인 대입정책으로는 오늘날 왜곡된 교육생태계를 바로잡을 수 없어 동의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생태계에서 먹이사슬의 평형이 깨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잘 보여주는 교훈적인 사례가 있다. 20세기 초,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은 사냥감인 사슴을 보호하기 위해 늑대와 퓨마의 박멸에 힘을 쏟았다. 사슴의 천적이 사라지자 애리조나의 카이바브 고원에는 4000마리에 불과했던 사슴이 약 10만 마리까지 늘어났다. 이렇게 급증한 사슴이 카이바브 고원의 식물들을 모두 먹어치움으로써 풀도 자라지 못하는 황폐한 땅으로 바뀌자 결국 사슴마저도 살 수 없는 죽음의 땅으로 바뀌고 말았다. 또, 1950년대 중국에서는 당시 최고 권력자 마오쩌둥의 지시로 대대적인 참새 박멸운동이 일어났다. 그 결과 참새는 사라졌지만, 해충이 급증하여 극심한 흉년이 연속되자, 수천만 명의 국민이 아사하는 참극이 일어났다.

이처럼 일방적이고 편향적인 주장은 다양성이 생명인 생태계를 파괴하고 뜻하지 않은 재앙을 가져온다. 이번에 발표된 대학입시 개편안도 교육부의 일방적이고 반강제적인 권고안이다. 박종훈 경남교육감과 김도연 총장이 지적한 대로 철학도 없고, 대학입시의 자율성과 다양성까지 무시한 이번의 대입정책은 그동안 대학들이 쌓아온 건전한 입시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요코미네식 교육법에 의하면, 유치원의 한 아이가 물구나무서기나 뜀틀넘기에 성공하면 주변의 아이들이 너도나도 나서서 성공한다고 한다. '친구에게 지고 싶지 않아, 나도 해 보고 싶어!'라는 순수한 경쟁심을 가진 아이들은 친구를 보고 배운다. 이처럼 도전과 성공이 에스컬레이터되어 상승작용을 해 모두가 점점 더 성장해간다. 같은 반 친구는 이겨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성장할 동료인 것이다. 이같이 상호발전지향적인 선의의 경쟁은 지적활동이 왕성한 중·고등학생들에게는 더욱 필요하다. 필자는 교사 시절, 친구들끼리 배움을 서로 나눔으로써 놀랄 정도로 성장해가는 제자들을 많이 보았다. 단, 그때는 대학입시에서 내신 경쟁이 없을 때였다.

오늘날 중·고등학교 내신 성적은 상급학교 입시에서 절대적이다. 시인 도종환이 노래했듯이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겠는가? 수능시험과 달리 내신 성적은 한 번 실패하고 나면 회복할 방법이 없다. 단 한 번의 방황도 허용하지 않고 평생 멍에가 되는 내신 경쟁시스템은 너무 가혹하다. 이것이야말로 한시바삐 풀어야 할 교육개혁의 대상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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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우리 중·고등학생들도 주변을 살필 마음의 여유를 갖도록 해주자. '저녁이 있는 삶'은 그들에게도 필요하다. 내신 경쟁의 굴레에서 벗어나 지식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는 통찰력도 키워나가는 건강하고 행복한 교육생태계를 구축하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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