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업체 중심 점포 증가
경쟁 치열해 경영난 가중
제로마진 판매로 '버티기'

경기침체 장기화로 자영업자들 어려움이 날로 가중되는 가운데, 지역 안경업계도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프렌차이즈를 중심으로 안경점이 꾸준히 늘면서, 동종업계 출혈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소비 위축으로 매출 부진까지 겪으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업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제로 마진'과 할인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한 안경점은 최근 '특별할인 80%~30%. 마산창원 경기침체에 따른 고통분담' 펼침막을 내 걸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년 3월, 7월에 20% 정기세일을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수익성이 더욱 악화하면서 지난해보다 매출이 40%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해도 전년보다 매출이 20% 줄었다. 매장을 찾는 손님도 반 토막 났다. 결국 안경점 사장은 회원들에게 '불경기로 인한 인한 세일 80~30%' 문자를 전송했다.

경기 침제가 이어지면서 할인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창원지역 안경점들이 살아남고자 발버둥치고 있다. 파격할인 판매 현수막을 내건 창원지역 안경점. /문정민 기자

안경점 직원은 "일반 렌즈는 원가 수준에 판매한다. 마진율이 거의 없다. 불황이 언제 끝날 지 모르기 때문에 정해진 기간 없이 할인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적자 나는 게 많다. 버티기 수준이다. 안경점마다 차이는 있으나 전체적으로 20~30%가량 매출이 떨어진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마산·진해보건소에 따르면 23일 기준 창원지역에는 현재 안경점 235곳이 영업 중이다. 지역별로 보면 창원시 성산·의창구101곳, 마산합포·회원구 91곳, 진해구는 43곳이다. 창원지역은 2015년 86곳에서 2016년 89곳, 2017년 95곳으로, 마산 지역은 2015년 84곳에서 2016년 86곳, 2017년 90곳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지역 안경점이 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대형할인점까지 가세하면서 경영난은 더욱 가중됐다.

진해구 석동에는 롯데마트를 중심으로 안경점 7곳이 있다. 2년 전 대형할인점이 들어서면서 인근 안경점들은 리뉴얼 오픈하거나 할인행사에 동참하는 등 소비자 유치 경쟁에 나섰다.

10년째 개인안경점을 운영하고 있는 안경사는 "맞은편 건물에 대형할인점이 입점한 이후 매출이 20~30% 줄었다"며 할인폭을 50%까지 올렸다고 했다.

그는 "안경테가 부러지거나 안경렌즈에 흠집 나면 새로운 제품으로 사기보다, 고쳐서 사용하는 경우가 늘었다. 소비자들이 렌즈를 바꾸는 주기도 길어졌다"고 토로했다.

경기 침제가 이어지면서 할인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창원지역 안경점들이 살아남고자 발버둥치고 있다. 파격할인 판매 현수막을 내건 창원지역 안경점. /문정민 기자

마트 내 안경점은 기존 가격보다 2~3만 원 저렴한 상표로 바꿔 23일 재개점했다. 안경점 직원은 "가격에서 경쟁력을 갖추고자 부득이 기존 가맹계약을 해지했다"고 설명했다.

가격경쟁에서 밀리거나 버티지 못하면서 일부 업체는 폐점했다. 2012년 이후 창원지역 문을 닫은 안경점은 17곳에 달한다.

양우혁 경남안경사회 회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안경점이 많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경기도 안 좋은데 저가형 할인매장까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영업적 손실을 보는 안경점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임대료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등 70% 이상 가게가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양 회장은 "영업 환경이 갈수록 좋지 않을 것"이라며, 최저임금 여파와 안경사 이직으로 지역 안경점은 앞으로 조금씩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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