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준비 12억·기숙사 건립 79억…승소 가능성 불투명

2016년 "3년 4개월간의 각고의 노력 끝에 애버딘대 한국캠퍼스 설립이 승인됐다"며 감격 어린 발표를 했던 경남도가 지난 22일 "애버딘대 한국캠퍼스 설립은 없던 일이 됐다"고 허무한 발표를 했다. 

해양플랜트 전문 인력 육성을 위해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해온 영국 애버딘대를 유치하겠다고 나섰으나, 결국 100억 가까운 예산만 허비한 꼴이 되고 말았다. 지금으로서는 애버딘대 한국캠퍼스 유치를 위해 집행한 91억 원에 이르는 예산을 애버딘대 측으로부터 돌려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애버딘대 한국캠퍼스는 애초 2017년 3월에 개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해양플랜트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학생 모집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로 개교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후 애버딘대 한국캠퍼스 개교는 세 차례나 연기됐고, 이 과정에서 대학 유치에 공동으로 나선 경남도·하동군·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등은 추가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했다.

이후 경남도 등은 개교에 필요한 설립 준비비 등 12억 원을 지원했고, 애버딘대 측에서 요구한 기숙사를 짓는데도 79억 원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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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버딘대 한국캠퍼스 전경. / 경남도민일보DB

만약 애초 계획했던 것보다 시기를 늦춰서라도 애버딘대 한국캠퍼스가 개교했더라면, 경남도와 하동군 등은 초기 운영비 72억 원을 추가 지원해야 할 상황이기도 했다.

이미 애버딘대 한국캠퍼스 유치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지난해부터 불거졌지만 경남도 등은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고 협의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애버딘대 측은 향후 10년간 2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운영적자를 보전해 달라는 요구를 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경남도와 하동군 등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애버딘대 측에서 경남도 등에 프로젝트 철회의사를 통보해온 건 지난 5월께였고, 경남도는 관련 협약서 검토 등을 통해 최종 '사업종료' 결정을 내리게 됐다.

이제 관건은 91억 원의 돈을 어떻게 돌려받느냐는 문제다. 경남도 등은 국제 소송 경험이 있는 로펌을 선임해 애버딘대 한국캠퍼스 프로젝트 종료를 위한 협의를 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진행될 소송에서 만약 패소하면 91억 원은 고사하고 변호사 선임비용만 날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미 건설한 기숙사 건물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고민거리다. 당장 방치될 수밖에 없는 시설은 선박해양플랜트 기술연구원 본관 1·3층과 기숙사 건물이다. 경남도 등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하동사무소 이전과 연구기관 유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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