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탈원전 에너지전환정책은 조심스럽게 점진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음에도 핵발전 지지 세력들은 오히려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원자력학회 등은 원자력계 단체들은 국민 10명 중 7명이 원자력발전 이용을 찬성한다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여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탈원전 정책을 지지하는 에너지전환포럼은 이번 조사가 질문 방식에도 문제가 있고, 답변 해석도 편향적이어서 신뢰성이 없다며 정책 흔들기가 도를 넘었다고 응수하고 나섰다. 원전 찬성론자와 에너지 전환론자 간에 대립이 괴담과 여론 왜곡으로 진창에 빠지는 형국이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3020 정책의 골자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화력발전으로 인한 대기오염, 노후 원전의 생명·안전 위협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태양광과 풍력 등 청정에너지 비중을 높이겠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원전이나 화석에너지 기득권층 주변에서는 '태양광 패널에 독성물질이 포함되어 있고 폐기가 안 된다, 풍력발전은 어장과 바다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둥 전혀 근거 없는 괴담들이 퍼지고 있어서 국민의 판단력을 흐리고 있다. 분명한 것은 새로운 기술, 효율적인 전력 공급과 안전, 일자리 창출,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대응을 위해서도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일거양득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 각국도 바람, 물, 태양열, 지열 등 자연자원을 활용한 에너지전환과 신산업으로서 재생에너지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통계를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이미 늦은 상태임에도 기득권층의 저항은 멈출 줄 모른다.

재생에너지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그만큼 원자력발전 비중은 낮추는 일은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이득이 되는 일이요, 국민의 생명과 자연환경을 지키는 일이니 반대할 명분이 없다. 한전의 적자라는 것도 주원인은 원전 폐지가 아니라 전기요금 관련 제도나 규제, 수요폭증 등 다른 요인의 탓이 크다. 에너지전환은 국가의 장래와 국민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다. 눈앞의 이익에 어두운 무분별한 반대는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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