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과 톡톡]박장식 창원 푸른요양병원 이사장
23년 몸 담은 공직 떠나 아쉬웠지만
진취적인 성격 살릴 수 있어 설렘 커
신규병원 설립·인수 등 여러 구상 중
지역사회 의료 봉사도 적극 나설 것

그를 처음 본 건 2015년 9월께였다. 그는 당시 진해경찰서장이었다. 3년 지난 지금, 그는 병원 이사장으로 인생 2막을 펼치고 있다. 23년간 열정을 쏟은 경찰 공무원직을 뒤로하고 병원 경영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박장식(47) 푸른요양병원 이사장이다.

푸른요양병원은 창원컨벤션센터 옆 두대공원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의료법인 창아의료재단을 통해 지난 2008년 3월 31일 '푸른노인전문병원'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그러다 2016년 4월 25일 신관 개관과 함께 '푸른요양병원'으로 이름도 바뀌었다. 현재 요양뿐만 아니라 재활·암·투석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병원 설립자는 박장식 현 이사장 아버지인 박종길(77) 씨다. 박 씨는 설립 이후 10년가량 이사장으로 병원을 이끌다 현재는 한 발짝 물러나 있다.

-깜짝 놀랐다. 언제부터 병원을 맡게 된 것인가?

"이제 두 달가량 됐다. 지난 6월 20일 경찰에서 퇴임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부터 푸른요양병원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박장식 창원 푸른요양병원 이사장. /박일호 기자 iris15@

-푸른요양병원은 어떤 배경에서 만들어졌나?

"의료산업은 경영을 잘하기만 하면 크게 성장시킬 수 있고, 그 자체만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바도 크다. 특히 봉사할 기회도 좀 더 많다. 이에 아버님이 토지를 마련하셨고, 가족이 함께 뜻을 모아 설립하게 되었다."

-홈페이지에 '요양을 넘어 암·투석·재활까지'라는 안내 문구가 있던데, 정확히 어떠한 성격의 병원인가?

"급성기 병원에서 장기적으로 있기 어려운 분들이 2차 치료·재활을 위해 찾는다고 보면 된다. 전문의 16명을 두고 있고, 암센터·인공신장센터, 그리고 특히 재활치료센터를 핵심 브랜드로 강화해 나가고 있다. 재활 환자 처지에서 보면 일반 병원이 주말에 쉬는 것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공급자 중심 마인드다. 저희는 이분들이 주말에도 치료할 수 있도록 365일 재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재활만 놓고 보면 대학병원급 시설·장비·의료진을 두고 있다고 자부한다."

-올해 밀양세종병원 화재 사건으로 병원, 특히 요양병원 안전 문제가 화두로 떠올라 있다. 이곳은 어떤가?

"요양병원 중에는 도심 상가에 자리한 곳도 많다. 그런 곳은 탈출구, 비상 승강기 등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내세울 만하다. 단독건물이고, 비상 출구를 여럿 두고 있는 등 방재시스템에서 그 어느 곳보다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창원소방본부에서 모범사례로 우리 병원을 소개하고 있을 정도다."

박장식 이사장은 마산 출생으로 마산합포초-양덕중-마산고를 졸업했다. 그리고 1991년 경찰대학교 행정학과에 입학했다.

박장식 창원 푸른요양병원 이사장. /박일호 기자 iris15@

-경찰대는 어떻게 들어가게 됐나?

"어릴 적 스스로 사업가적 기질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쪽으로 관심도 많았다. 공부도 곧잘 했다. 당시에는 공부 좀 하면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나도 그쪽을 염두에 두고 고등학교 2학년 때 이과를 선택했다. 그런데 고3 때 아버지가 경찰대를 추천하시면서 원서까지 직접 들고 오셨다. 저도 생각해 보니 막연히 멋있게 보이는 측면도 있어 시험을 쳤는데 합격한 거다."

그는 경찰대 졸업 후 경찰청 국제형사계, 인터폴 미주 담당, 미국 대사관 담당, 인터폴 한국지부, 경찰청 정보국, 그리고 2008년 필리핀 대사관 영사, 2011년 행안부 치안정책관 등을 거쳤다. 이후 2014년 7월 경남경찰청 청문감사관을 거쳐 2015년 3월 우리나라 나이 44살에 총경으로 승진했다. 2015년 7월 전국 서장 가운데 최연소인 진해경찰서장으로 취임했다. 그리고 마산동부경찰서장을 끝으로 지난 6월 퇴임했다.

-경찰 조직에서 승승장구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닌 것 같은데, 왜 경찰 일을 그만뒀나?

"사실 정년까지 계속하겠다는 마음은 없었다. 고향에서 경찰서장을 하고, 또 기회가 된다면 지방청장까지 해보고 50살 전후 퇴직하고픈 생각이었다. 어릴 적 마음속에 자리했던 경영자의 삶을 계속 꿈꿔왔다. 집안 장남으로서 병원을 맡아야 한다는 암묵적인 의무감도 계속 있었고…. 의료산업은 경영에 따라 성장 여부도 크게 갈린다. 나의 진취적인 성격과 맞는 일을 본격적으로 해 보고 싶었다. 23년간의 공직을 떠나는 것이기에 아쉬운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이 더 컸다."

-병원 운영에서 경영적인 측면, 반대로 환자 생명을 다루는 의료 본연의 문제, 이 두 부분이 현실적으로 충돌하는 지점이 있을 것 같다.

"우선 급성기 병원은 아니기에 그런 급박한 부담감은 덜한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이사장으로서 경영적 측면을, 의사는 환자 중심 사고를 더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경영이 지속해서 안정되어야만 환자분들께 더 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궁극적으로 같다고 본다. 즉 의사는 개인 환자에게 잘하고, 경영은 이러한 의료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도록 각각 집중하는 것이다."

-이야기 내내 관통하는 단어가 '경영'인 것 같다. 집안 윗대부터 영향받은 부분이 있나?

"어머니가 중학교 교사로 지내다 어시장에서 건어물 장사를 하셨다. 어머니가 이때 경제 관리를 잘하셔서 자식들이 비교적 윤택하게 생활할 수 있었다. 내가 이러한 어머니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나는 현재 고2 아들, 초등 5학년 딸을 두고 있는데, 내 영향을 받는다면 훗날 사업 쪽으로 관심을 둘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 병원 이사장으로서 어떠한 그림을 그리고 있나?

"우리 병원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자연공원을 끼고 있고, 신관 증축으로 내부 시설은 호텔급 못지않다고 자부한다. 부모님을 모시고 온 분들은 지금도 최고 요양병원이라고 말씀해 주신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더 많이 알려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법인 안정화에도 더 신경 쓰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신규병원 설립 혹은 인수 등 여러 구상을 하고 있다. 의료 봉사활동도 더 적극적으로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국 요양산업에서 선두주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다."

-개인적으로 또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게 있나?

"현재 창원시 진해구에 살고 있다. 진해에서 경찰서장도 했고, 아내 본적도 진해다. 내 고향이 마산이기는 하지만, 진해 정서와 더 잘 맞다는 생각이 든다. 진해는 아름답고 쾌적하며, 발전 가능성도 크다. 앞으로 진해를 위해 봉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다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해볼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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