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첫 주민설명회 개최...주민 대부분 반대하며 불참

경남도교육청은 창원시 진해구 장천동 상리마을 인근에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첫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생계 대책도 없는 일방적인 설명회는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진해구 장천동 일대 2만 3000㎡ 터에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로 가칭 '진해나래울학교'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유·초·중·고·전공과 과정의 29학급·200명 정원 규모다.

진해지역에 특수교육대상자 337명이 있는데, 그 중 90여 명은 진해에 특수학교가 없어 마산회원구 경남혜림학교와 성산구 창원천광학교까지 원거리 통학을 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2012년부터 진해지역에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했지만 터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7년 웅천초등학교 건물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다 주민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22일 오후 2시 진해 장천초등학교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는 150여 명이 참석했다. 대부분 장애학생 학부모들이었고 설립에 반대하는 상리마을 주민은 서너 명 참석했다. 도교육청은 이날 학교 터 선정 이유를 설명하고 △마을과 조화를 이루는 학교 △휴식할 수 있는 공원 같은 학교 △도서관·주차장·체육관 등 주민 개방형 학교시설 △안전한 마을 환경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상리마을 통장은 "상리마을 다수 주민이 반대하는 뜻에서 이 자리에 불참했다. 도교육청은 일방적인 설명회를 진행해놓고 절차를 밟았다고 하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리마을 주민들은 특수학교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골마을 생존권을 위협받아 이에 대한 대책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견해다.

상리마을 통장은 "자연부락 상리마을 어르신들은 텃밭 작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학교가 들어서면 생계 수단을 잃게 되는데 도서관·주차장·체육관 편의시설 이용을 대책으로 제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배진수 학생생활과장은 "주민 이전 대책이나 마을발전기금 등은 도교육청이 당장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지역민에게 도움을 주는 학교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논의하겠다"며 "특수학교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교육기관인 만큼 지역주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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