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소염제 복용과 물리치료로 환자 80∼90% 2개월 이내 호전
마비 등 특정 부위 기능 이상 때 마지막 방법으로 절제술 시행해

잘못된 자세와 운동 부족 등으로 허리가 아프다는 현대인이 많다. 주위 사람들이 묻는다. "혹시 디스크 아냐?" "아무래도 디스크 같아. 병원에 가봐야겠어." 보통 '디스크'라고 말하는 '추간판 탈출증'. 어떤 질환인지 창원시 마산회원구 서울병원 신경외과 이도열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디스크란 = 사람의 척추는 경추, 흉추, 요추, 천추로 구분되며, 25개의 척추뼈가 있다. 추간판(디스크)은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 존재하는 연골로, 섬유륜(섬유테)과 수핵으로 구성된다. 섬유륜은 추간판 외부를 둥글게 원형으로 싸고 있는 질긴 섬유조직이고, 수핵은 추간판 중심에 있는 젤라틴 성분의 조직이다. 추간판은 척추의 움직임과 척추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외상이나 퇴행성 변화 등으로 섬유륜이 찢어지거나 파열되면서 내부에 있던 수핵이 밖으로 나와 주변을 지나는 척추 신경을 압박하면서 통증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추간판 탈출증이라 한다. 즉 디스크는 조직의 이름이고, '추간판 탈출증'이 정확한 병명이다.

추간판 탈출증 환자 엑스레이 사진. 추간판 수핵(원 안)이 밖으로 빠져나와 있다.

추간판 탈출증은 척추의 어느 부위에서나 생길 수 있는데, 요추 즉 허리 추간판 탈출증이 90% 이상으로 대부분이고, 그다음이 경추이다.

◇증상과 원인 = 그런데 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원인이 모두 추간판 탈출증인 것은 아니다. 이 원장은 "허리가 아픈 원인은 다양하다. 염좌나 근육통, 돌출이나 파열과 같은 디스크 질환, 협착증, 전방전위증 등의 경우에도 요통을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질환과 구분되는 추간판 탈출증의 특징은 무엇일까. 이 원장은 "하지 방사통의 유무"라고 했다. 하지만 이는 절대적이지는 않다.

이 원장은 "튀어나온 디스크가 다리 쪽의 운동과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을 눌러 하지 방사통, 즉 다리 통증이나 저린 감이 추간판 탈출증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그러나 하지 방사통이 없다고 해서 추간판 탈출증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하지 방사통이 있는 경우 추간판 탈출증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고 밝혔다. 추간판 탈출증 증상으로는 요통이나 하지 방사통 외에도 감각 마비나 근력 저하, 심할 경우 마비까지 생길 수 있다.

추간판 탈출증은 대부분 정상적인 노화 과정 또는 외상으로 발생한다. 과도한 체중이나 잘못된 자세로 오랫동안 척추에 무리가 가해져 생기는 퇴행성 질환인 경우가 많다. 또한 흡연이나 비만, 유전적 요인 등도 영향을 미친다.

◇진단과 치료 = 앉아 있는 시간이 많고 잘못된 자세로 스마트폰을 오래 들여다보는 현대인이라면 한 번쯤은 허리 통증을 호소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요통이 있다고 해서 모두 병원에 가지는 않지만, 무작정 통증을 참고 있을 수는 없다.

통증이 오래되거나 수면이나 직장생활 등 일상생활에 방해가 될 정도면 꼭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해야 한다.

진료실에서는 환자의 병력과 증상을 듣고 신체검진을 한다. 또 필요한 경우 영상검사를 추가적으로 하게 된다.

신체검사로는 자세나 척추 외관 검사 등을 한다. 또 허리를 어느 정도까지 굽히거나 회전시킬 수 있는지 운동 범위 검사를 하고,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펴고 다리를 들어 올려 통증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하지직거상 검사를 한다. 그 외에도 근력 검사나 감각 검사, 반사검사 등을 한다.

치료는 비수술적인 치료인 보존적인 치료와 수술적인 치료로 나눌 수 있다. 대부분 비수술적인 치료를 일차적으로 하게 되는데, 안정을 취하면서 진통제와 소염제를 복용하고, 물리치료를 한다. 80~90%의 환자는 이런 비수술적 치료를 하면 대부분 2개월 이내에 증상이 호전된다.

이 원장은 "수술은 마지막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힘 빠짐 등 기능상의 문제가 생겼을 때, 여러 가지 비수술적 치료를 했음에도 심각한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길 때, 걷는 것이 힘들어질 때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며 "심한 하지 방사통 등 다른 증상 없이 요통만 있는 경우에는 보통 허리 수술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능상의 문제는 구체적으로 어떤 관절에 힘이 빠지는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요추 5번에 문제가 있으면 발등을 올리는 것을 할 수 없고, 천추 1번에 문제가 생기면 발꿈치를 들어 올리는 것이 안 된다.

드물지만 마미총증후군이 생길 수도 있다. 마미총증후군이란 꼬리뼈 아래까지 신경이 압박받아 생기는 병으로, 다리에 힘이 빠지고 배변이나 배뇨 기능에 장애가 생긴다. 이때에도 수술을 하게 된다.

수술적 치료는 절개를 해서 신경을 물리적으로 압박하는 추간판 일부를 절제하는 방법부터, 최소 침습적 수술로 현미경 하 수핵 절제술, 내시경을 이용한 수핵 절제술 등이 있다.

이 원장은 "요즘은 '양방향 척추내시경술'도 시행한다. 5㎜가량의 작은 구멍 두 개를 뚫어 척추 수술을 하는 방법으로, 한쪽에는 내시경, 다른 한쪽에는 수술 기구를 삽입해 통증의 원인이 되는 병변을 확인하며 정확하게 부분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리 = 척추 질환은 치료 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수술 후 허리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자세를 피해야 한다. 다리를 꼬고 앉거나 의자에 비스듬히 앉거나 무거운 물건 들기, 바닥에 앉은 자세, 허리를 숙여 머리를 감는 등의 자세를 주의해야 한다. 또한 통증의 급성기나 상태가 변하는 변환기에는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 원장은 "의사에 따라 의견이 다르기는 하지만 통증이 시작하거나 악화하는 변환기에는 안정을 권한다. 운동을 통증이 가라앉고 난 후에 시작하라고 환자들에게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역기를 든다거나 하는 운동, 즉 허리에 무리를 주는 운동은 좋지 않고, 수영이나 걷기가 허리 건강에 도움 된다. 이 원장은 "허리 건강을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올바른 자세와 습관이다. 그다음이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