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8월 15일 이승만 대통령의 '정부 수립 대통령 기념사'에서는 끝맺음을 '대한민국 30년 8월 15일'로 하고 있다. 이어서 1948년 9월 1일 자로 관보를 냈는데, 정부의 관보 1호에서 그 간기(刊記)를 '대한민국 30년 9월 1일'이라고 하고 있다. 1948년을 대한민국 원년이 아니라 대한민국 30년이라고 한 것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제헌 헌법 전문에도 "우리들 대한국민은 기미 3·1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이제 민주 독립 국가를 재건함에 있어서"라고 하여 1919년에 대한민국이 건립됐고, 1948년에는 나라를 세운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아 정부를 재건한 것이라고 하고 있다. 즉 1948년 정부 수립을 선포할 당시 이승만 대통령을 포함해 어느 누구도 건국을 표방하지 않았다.

1919년이 대한민국 건국 연도임을 모두가 인정한 것으로 논란거리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광복절 시기마다 '대한민국의 건국은 언제인가?'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미국은 건국일을 1776년 7월 4일 독립선언문 채택일에 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1919년 3월 1일 기미년 독립선언문 낭독일과 유사하다.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정부를 수립해 대통령에 취임한 날은 1789년 4월 30일이다.

1948년을 대한민국 건국 연도로 주장하는 사람들 논리대로 하면 미국 건국 연도는 1789년이다. 미국에서는 어느 누구도 1789년을 건국 연도로 하자고 주장하는 사람이 없다. 미국에서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정치인이나 지도자가 될 수가 없다.

독립운동 과정에서 생겨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출발이 대한민국의 출발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면에는 1948년이 대한민국 건국이 되면 그 앞에 한 친일반민족 행위는 지금의 대한민국과 무관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을 내포하고 있는 것인가? 식민 교육의 영향인가?

"우리는 패했지만 조선은 승리한 것이 아니다. 장담하건대, 조선민이 제 정신을 차리고 찬란하고 위대했던 옛 조선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이라는 세월이 더 걸릴 것이다. 우리 일본은 조선민에게 총과 대포보다 더 무서운 식민 교육을 심어 놓았다. 결국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 것이다. 보라! 실로 조선은 위대했고 찬란했지만 현재 조선은 결국 식민 교육의 노예로 전락할 것이다. 그리고 나 아베 노부유키는 다시 돌아온다."

1945년 9월 9일 일제강점기 조선의 마지막 총독이었던 아베 노부유키가 항복 문서에 서명하고 남긴 말이다.

식민사관으로 조선사를 만든 조선사 편수회에서는 '그들이 자신의 영광된 역사, 전통을 알지 못하게 하고 그들 조상의 무위, 무능, 악행을 들추고 과장해 후손들에게 가르쳐라'고 하면서 50종이 넘는 역사책을 불태우거나 금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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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재했던 고대 고조선 역사를 실재가 아닌 허구 단군신화로, 보편적으로 존재했던 정치적 대립을 당쟁으로, 500년 역사와 전통을 가진 조선을 그저 이씨들만의 나라 이씨 조선, 이조로 축소해 불렀다.

역사는 현재의 거울이라고 한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역사의 거울은 어떤 것인가를 성찰해보고,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피땀 흘려 대한민국을 찾으려고 한 애국 선열들께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돼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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