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점엔 문구 코너·농촌엔 휴게공간 등 콘셉트 변신
법인 직영해 편의점과 차별화…조합원에게 수익 환원

농협이 편의형 마트인 '하나로미니'에 적극적으로 눈 돌리고 있다. 관심은 '하나로미니'가 기존 편의점·대형마트와 어떤 차이를 두고 있느냐다.

21일 농협하나로유통 설명에 따르면, 우선 '하나로미니'는 기존 하나로마트 중·소형점 개선에서 시작됐다. 즉 하나로마트는 대형매장도 있지만, 농촌지역 같은 경우 30평 이내 소형 매장도 다수 있다. 이러한 곳들은 시설 노후화뿐만 아니라, 상품 구성에서도 비효율적인 부분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관광객이 많은 지역의 하나로마트는 이에 걸맞은 편의형 구조·상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농촌지역 같은 경우 노년층이 주 이용객인데, 이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농협하나로유통은 이에 편의형 마트인 '하나로미니'를 추진하고 있다. 신규 출점도 있을 수 있지만, 현재는 주로 기존 하나로마트 가운데 일부를 대상으로 전환하는 쪽에 무게를 둔다. '하나로미니' 규모는 기존 편의점과 비슷한 15~30평 소형도 있고, 규모 큰 동네마트 정도의 100평 이상도 있다.

지난 4월 문을 연 '하나로미니 경남도청점' 내부. 하나로미니에서는 농축산품 예약 구매제를 시행하고 있다. /남석형 기자

일각에서는 결국 농협이 편의점 사업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낸다. 특히 이미 포화상태인 편의점 시장 경쟁을 더 부추겨, 기존 소상공인 어려움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로 이어진다.

농협도 이 부분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농협하나로유통 편의형매장추진팀 관계자는 "그러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편의점 업계에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 하나로마트 가운데 일부를 새로운 콘셉트로 탈바꿈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관계자는 "기존 편의점은 가맹점주 운영 형태지만, '하나로미니'는 이와는 전혀 다른 법인 직영 형태라는 점에서 완전히 다르다. 이 수익은 결국 조합원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고 했다.

농협은 또한 '농협만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즉석 식품군과 편의시설을 강화한 지역 밀착형 편의형 마트'를 '하나로미니' 목표로 삼고 있다. 기존 편의점 인기 상품에다가 농축산물 등 농협 특화상품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농협은 30평 기준으로 했을 때 2000개가량 되는 상품을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 가운데 농축산물은 100개가량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나로미니'는 지난해 12월 경기도 성남점이 처음 문 열었고, 현재 전국 7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경남은 1곳으로, 경남도청점이 지난 4월 문을 열었다.

경남도청점은 '하나로미니'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좋은 사례로 꼽히고 있다.

경남도청점은 신관 지하 단일층 155평으로 꽤 큰 규모다. 기존 도청 매점을 리모델링했다. 이곳은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만 운영하며 주말·공휴일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 도청, 그리고 인근 경찰청·도의회 관계자 약 3300명을 주 고객층으로 삼고 있다. 공무원들이 사무실에서 필요한 물품을 주로 구매하고, 퇴근 이후 원스톱 쇼핑 형태로 장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기존 매점을 리모델링해 지난 4월 문을 연 '하나로미니 경남도청점'. /남석형 기자

이에 몇 가지 특징을 두고 있다. 공무원 사용이 잦은 문구류만 별도 매장 형식으로 한쪽 편에서 운영한다. 또한 도시락, 김밥, 데워 먹을 수 있는 냉동식품 등 즉석식품도 마련해 놓고 있다. 특히 매장 내 독립된 카페 형태 공간을 마련, 이용자들이 편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농축수산물 또한 빼놓을 수 없는데, 축수산품은 진공 포장해 판매한다. 특히 과일 등 농산품은 '예약 구매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용자가 3일 전 필요한 품목·수량을 예약하면, 신선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김상현 경남도청점 점장은 "우리 매장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특화된 '편의형 복합마트'다. 현재 회원으로 가입한 1500여 명에게 포인트 적립, 정기적 이벤트를 통한 개별 품목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농협이 운영하는 만큼 그 가치를 살리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일반 공산품 몇 개 더 팔아 이윤을 남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본다. 결국 농업인들이 생산한 신선한 농축산물을 많이 판매하는 쪽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남농협은 이날 도내 하나로마트 점장 등을 대상으로 '하나로미니 사업 설명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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