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호 가까워지면 변수
도, 취약지역 대비책 논의
학교, 휴업 등 신속 검토
시설물·농작물 철저히 대비해야

19호 태풍 '솔릭'에 이어 20호 태풍 '시마론'이 북상하고 있다. 서해와 동해 쪽으로 한꺼번에 태풍이 올라오는 양상이다.

예상대로 솔릭은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보여 강풍과 집중호우 피해가 우려된다. 경남도와 18개 시·군, 교육청, 소방·경찰 등 기관들은 태풍에 대비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서해·동해로 태풍 2개 북상 = 21일 오후 3시 현재 솔릭은 일본 가고시마 남쪽 약 360㎞ 부근 해상에서 최대풍속 초속 43m(시속 155㎞), 중심기압 950(헥토파스칼)의 중형급 크기로 북서진하고 있다. 강풍반경은 380㎞에 달한다.

기상청은 솔릭이 22일 오후 3시 제주 서귀포 남남서쪽 약 250㎞ 부근 해상, 23일 오후 3시 광주 서쪽 약 100㎞ 부근 해상을 거쳐 오후 9시께 충남 보령 부근에 상륙, 24일 오후 3시 속초 북북동쪽 약 17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한다고 예상했다. 이 예보는 기압계 배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태풍 '솔릭'이 북상 중인 21일 오후 제주 서귀포에 어선들이 대피해 있다. /연합뉴스

또 다른 태풍도 북상 중이다. 지난 18일 오전 9시 발생한 시마론은 21일 오후 3시 현재 괌 북쪽 약 870㎞ 부근 해상까지 올라왔다. 22일 오후 3시 일본 오사카 남남동쪽 약 1020㎞ 부근 해상, 23일 오후 3시 일본 오사카 남남서쪽 약 28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시마론이 일본을 거쳐 동해 쪽으로 진출하게 되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측 경로대로 시마론이 일본 열도를 통과해 24일 오후 3시 일본 삿포로 서남서쪽 약 36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하면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솔릭과 시마론 두 태풍의 거리가 대략 1000~1200㎞ 정도로 가까워지면서 간섭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예측대로라면 23일 직선거리로 1000㎞ 안에 두 태풍이 위치하게 된다. 이 경우 서로의 진로·세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관마다 비상체제 돌입 = 경남도는 21일 '태풍 대비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대책회의를 주재한 박성호 행정부지사는 "태풍에 대비해 해안가 양식장 및 선박, 산사태· 급경사지 구간, 공사장, 배수장, 하천변 하상도로·주차장, 지하차도 등 재해취약 지역과 침수 및 붕괴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예찰활동을 강화해 달라"며 "강풍에 의한 광고물, 간판, 임시시설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대해 달라"고 시·군 부단체장에게 당부했다.

경남도는 이번 태풍에 대비해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태풍 특보 시 도와 18개 시·군에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인명피해 우려 지역 465개소, 재해 취약시설 863개소, 산사태 우려 지역 2415개소, 어선 등 선박 대피·결박 1만 4469척, 배수 펌프장 560개소, 수산 증·양식장 결속 2300개소, 이재민 주거시설 1218개소 등에 대해 태풍 대비 안전점검을 완료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바다나 해안가, 산간계곡, 저지대, 하천변 침수우려 지역에 출입을 삼가고, 라디오·TV·인터넷 등 언론에서 발표하는 재난방송을 청취하여 태풍에 따른 인명과 재산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념해 달라"고 말했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는 탐방객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22일 자정부터 탐방로와 야영장 이용을 전면 통제한다. 아울러, 기상특보 해제 이후에는 탐방로와 시설물 안전점검을 마친 뒤 탐방로 개방일시를 누리집에 공지할 계획이다. 이승준 안전방재과장은 "산사태, 낙석 등 예기치 않은 자연재해로부터 탐방객 인명피해를 예방하고자 탐방로를 통제하는 만큼 적극적인 협조 당부한다"고 말했다.

경남도교육청도 상황별 대응 계획을 마련하고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박종훈 교육감은 "철저한 사전 점검과 상황 관리 등 선제 대응으로 학생 안전 확보와 시설 피해 최소화에 온 힘을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전 교육기관과 학교에 공문을 보내 기상특보 모니터링과 재해 취약시설 사전 점검, 상황단계별 비상근무·비상연락체계 유지 등 내용을 지시했다.

특히, 등하교 시간 조정과 휴업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신속하게 상황을 알릴 것을 주문했다. 유·초·중학교 등하교 시간 조정과 휴업은 각 지역 교육지원청이 조치하고, 고등학교는 학교장이 결정한다. 단, 군지역 고교는 교육지원청과 사전 협의를 권고했다. 조정이 있는 학교와 교육지원청은 23일 오전 6시 이전에 결정해 등교시간 2시간 전에 학부모들에게 상황을 전파할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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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9호 태풍 '솔릭'의 한반도 상륙을 앞둔 21일 오후 강원 강릉시의 한 해수욕장에서 도심 침수 사태에 대비하고자 모래주머니를 만드는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농작물 피해 예방 철저히 = 경상남도농업기술원은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하고 농작물, 가축, 각종 농업 시설물의 태풍 피해 예방을 위해 철저한 점검과 대비를 농가에 당부했다. 논밭두렁, 제방은 붕괴되지 않도록 사전점검하고 배수로 정비와 잡초 제거로 원활한 물빠짐을 유도해야 하며, 태풍 상륙 전 예방 위주 병해충 방제를 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대부분 벼 알갱이가 나오는 시기를 지나서 태풍으로 말미암아 벼 알이 물에 잠기는 등 침관수 피해와 강풍에 의한 쓰러짐, 벼 알갱이가 차지 않고 쭉정이가 생기는 백수피해가 생길 수 있다. 농업기술원은 침관수 시에는 빨리 물을 빼고 흙앙금 씻어내기, 쓰러진 벼 세우기, 병해충 방제를 해 2차 피해 예방을 강조했다.

고추 등 밭작물은 지주를 보강해 쓰러지는 피해를 예방하고 태풍 통과 후에는 물을 빼고 겉흙이 씻겨 내려간 포기는 흙을 보완해 생육에 지장이 없도록 관리해야 한다. 또 사과, 배, 단감 등 한창 과실 비대기이므로 가지를 유인해 묶어주고 늘어진 가지를 받침대로 받쳐줘야 한다. 수확기인 과실은 태풍이 오기 전 미리 수확하고, 태풍 통과 후에 부러지거나 찢어진 가지를 잘라내고 적용약제를 발라 병해를 방지해야 한다.

또 축사는 습도 증가와 시설물 파손 우려가 있으므로 충분한 통풍·환기와 수시로 분뇨를 제거해 유해가스 발생을 방지하고 분뇨처리장 점검과 축사주변 소독을 해 질병을 예방해야 한다. 강풍과 호우로 파손이 우려되는 비닐하우스 등 농업시설물은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꼭 닫고 끈으로 보강해야 하며, 낡은 전선을 교체해 누전·감전 사고를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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