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마산요양병원 자금 유용 사건 계기 '정밀 진단'나서
허성무 시장 "도시경쟁력 저하 요인…시스템 원점 재검토"

창원시가 시립마산요양병원 자금 유용 사건을 계기로 시 업무를 수탁하는 업체의 불법 행위를 막을 정밀 진단에 착수할 모양새다.

진단 결과 비위 정도가 심한 업체는 적발 즉시 위탁에서 제외하는 강력한 조치 시행도 주목된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20일 간부회의에서 "전 부서는 자기 부서와 관련된 시 업무 수탁 업체들 전문성과 도덕적 해이 여부를 정밀진단·점검하라"고 지시했다.

허 시장은 "시 시설·사무위탁 업무가 320건(시설 297건, 사무 23건)에 달하는데 앞으로 더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수탁업체 전문성, 도덕성 부족은 도시경쟁력 저하, 시정 신뢰도 하락 요인이 되는 만큼 위탁의 적합성·적절성, 운영 평가 시스템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자정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짚었다.

허 시장이 시 사무 위탁 업무에 칼을 빼든 데는 최근 불거진 시립마산요양병원 공금 유용 사건이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시립마산요양병원은 의료법인 우암의료재단이 2008년부터 시로부터 업무를 수탁해 운영 중이다. 병원은 그러나 병원 자금 27억 원을 우암의료재단이 운영하는 다른 병원에 빌려주고, 4억 5000만 원도 의료재단 대표자 개인에게 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시립 요양병원 설치·운영조례, 시행규칙은 병원에서 나온 수익은 오직 병원 운용 용도로만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이를 어긴 것이다. 

허 시장은 이를 두고 "이렇게 대형사고를 일으키는 수탁업체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고 지적했다.

이에 "비록 수탁 업체가 한 번 사고나 문제를 일으켰을지라도 그 정도에 따라 업무에서 제대로 배제할 방법을 찾으라"고 주문했다.

이와 더불어 "정밀 검사 결과 수탁업무에서 배제된 업체가 나왔을 때 그 자리를 사회적 기업이 대신할 길은 없는지도 살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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