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특강·토론·공부 줄 이어
김 지사 "학습 문화 만들어야"

구속 위기를 넘긴 김경수 지사가 20일 출근하자마자 도청을 흡사 '세미나실'처럼 변모시켰다.

'드루킹 특검' 소환과 영장실질 심사에 임하면서 줄곧 "도정에 지장이 없도록 할 것이고, 도정 4개년 계획 발표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경남 혁신을 이끌겠다"고 밝혀온 바를 곧바로 실행에 옮기기라도 하듯, 이날 하루 도청은 특강과 프레젠테이션 열기로 가득했다.

김 지사가 최근 강조하고 있는 경제혁신·사회혁신·행정혁신의 구체적 상을 그리기 위한 자리였던 셈인데, 간부공무원들과 경제혁신위원들은 아직 그 개념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 분위기였다.

이 때문에라도 김 지사는 본격적인 도정을 펼쳐나가기 전에 혁신의 구체적 모습을 공무원들 스스로가 그릴 수 있게끔 '열공 모드'를 권고하는 것으로 읽혔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 지난주 발표한 '도정 4개년 계획'에 대한 실행 계획을 각 실국에서 꼼꼼하게 챙기라고 당부하는 한편 '3대 혁신'의 중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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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수 경남도지사. / 경남도민일보DB

김 지사는 "3대 혁신이 경남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며 "(혁신을 이루지 못하고)여기서 더 뒤처지면 경남에 미래가 없다는 절박감을 가지고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혁신·사회혁신·행정혁신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어느 하나라도 삐끗하면 세 분야 모두 성공을 거둘 수 없다는 진단이었다.

김 지사는 이를 위해 "경남도청이 앞장서서 학습하고 토론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청내 지식관리 시스템 활용을 통한 유능한 공직자 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간부회의 후에는 전효관 서울시 혁신기획관이 '사회혁신과 행정의 과제'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전 혁신기획관은 그동안 서울시에서 추진해온 행정 혁신의 사례와 그 과정에서 드러난 시행착오 등을 소개했다.

전 혁신기획관은 '안정성과 전문성'이라는 행정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톡톡 튀는 민간 아이디어를 발전적으로 접목할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전 혁신기획관은 특히 "행정혁신이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다"면서 경남도 간부공무원들에게 많은 고민거리를 안기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에 시작한 특강을 겸한 도청 간부회의는 점심때를 넘기면서까지 이어졌다.

곧바로 오후에는 '경제혁신추진위' 2차 회의가 열렸으며, 이 자리에서는 프레젠테이션과 토의가 이루어졌다.

오전 간부회의와 특강이 '사회혁신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거리를 공무원들에게 던지는 자리였다면, 오후 경제혁신추진위 2차 회의는 '경제혁신'의 의미와 그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한석희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부회장이 '4차 산업혁명시대 경상남도의 선택과 도전'이라는 주제로, 나경환 단국대학교 교수가 '4차 산업혁명과 제조업 스마트화'(경상남도 혁신성장 전략)라는 주제로 발표했으며, 김 지사를 비롯한 위원들 간 토론도 진행됐다.

김 지사는 "위원회에서는 스마트공장과 스마트산단(시티) 투 트랙으로 제조업을 혁신하는 방안과 공유경제 구현 대책을 모색해 주시고, 특히 분과위원회는 현장 요구에 더 귀 기울이고 문제를 풀어달라"고 부탁했다.

혁신이라는 화두를 바탕으로 특강, 토론, 공부가 이어지는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그만큼 도청 공직사회는 머리를 싸맬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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