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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을 보는 눈] (3) 불상의 기원과 석가모니불

머리 위 상투처럼 솟은 '육계'
불상만 지닌 뚜렷한 신체특징
부처와 다르게 제자상은 삭발
석가모니, 탄생·고행·열반 장면
그림과 조각상으로 표현돼 구분
설법·참선 손모양 등으로도 확인

최형균(LH 총무고객처) talktalk@lh.or.kr 2018년 08월 20일 월요일

'도상과 양식'.

어떤 대상에 대한 관심은 그 이름을 부르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번 회부터는 우리나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불상과 보살상의 이름을 알아보려 한다. 어떤 불상이 석가모니를 나타낸 건지, 어떤 불상이 아미타여래인지, 어떤 보살상을 보고 나무관세음보살이라고 빌어야 할지를 구분하는 문제다. 미술사에서는 이런 것을 도상(圖像)이라 부른다.

이름의 문제는 불교미술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로마신화의 세상을 생각해 보자. 곱슬머리에 턱수염이 가득한 남자의 모습을 보고 제우스신인지 혹은 인간 헤라클레스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미술가가 자신이 만드는 대상의 이름을 보는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서는 무언의 약속이 필요하다. 바로 이 약속이 도상이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그림에 이름을 쓰거나, 조각상들은 가슴에 이름표라도 붙이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예술가들은 제우스를 나타내려면 옆에 독수리를 같이 그리거나, 번개를 손에 쥐여준다(사진 1). 헤라클레스의 경우는 곤봉을 들고 있거나 사자가죽(헤라클레스의 10가지 모험 중 첫 번째로 네메아에서 잡은 사자의 가죽)을 두르게 해서 별다른 조치 없이도 이름을 알 수 있게 만든다(사진 2).

사진 1 - 올림피아 제우스 신전의 제우스 신상 복원도(시안 프란시스 작), 제우스 왼손에 들려있는 홀에 독수리가 앉아 있다. /그리스 미술, 1998, 한길아트 圖(도) 8
사진 2 - 휴식을 취하는 헤라클레스, 기원후 3세기, 나폴리 국립고고학박물관. /그리스 미술, 1998, 한길아트 圖(도) 197

이와 관련해서, 도상보다 자주 쓰이지만 일반인들은 차이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양식(樣式·Style)이란 말도 짚고 넘어가자. 이건 도상으로 판별된 주인공이 어떤 그룹의 특징을 나타내는지에 관한 문제이다. 불상을 보고 이게 어떤 종류의 불상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선 도상을 알아야 하고, 이게 시간상으로 삼국시대 것인지 조선시대인지 그리고 공간적으로 인도불상인지 한국불상인지를 파악하는 근거는 양식이다. 신라 양식은 있지만 신라 도상은 없고, 석가모니 도상은 있지만 석가모니 양식을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조각상들의 이름을 찾아 주기 위해서 당연히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도상이고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주요한 불상, 보살상들의 도상을 이야기할 것이다.

◇부처의 도상

일단은 부처의 도상이다. 지난 회에 불상은 간단히 옷 한 벌만 걸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 이렇게 법의만 걸친 모든 모습을 한 이미지들은 모두 부처를 나타낸 것일까? 경주 석굴암에 있는 조각상 두 개를 보자(사진 3, 4). 모두 법의만 걸치고 있지만 하나는 불상이고 하나는 부처의 제자상이다. 이 둘의 가장 큰 차이는 머리카락(毛)이 있고 없음이다. 제자의 머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불자의 모습처럼 삭발을 하고 있는데, 부처님 머리에는 풍성한 머리카락이 있다. 거기에 정수리 부분이 불룩하게 솟아 있다(육계). 그리고 깨달은 존재임을 상징하는 두 눈 사이의 백호(白虎)도 원래는 털이다. 이 세 가지는 불상이 처음 생겨난 기원후 1세기 무렵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인도·중국·태국 등 어느 나라에서나 불상이면 반드시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사진 5). 불교에서 출가의 기본이 삭발임을 생각하면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수행 중 달팽이가 올라앉은 것도 신경 쓰지 않아서 머리에 달라붙었다든지 혹은 부처는 이미 완전히 깨달아서 머리카락이 있으나 없으나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다양한 종교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도 있겠지만 학술적으로는 불상을 처음 만들 때 당시 인도 전통의 뛰어난 인간의 특징을 따른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본다(이주형, 간다라미술).

사진 3 - 석굴암(국보 24호) 본존불. /문화재청

사진 4 - 석굴암(국보 24호) 제자상. /문화재청

사진 5 - 파야즈테파 출토 삼존불, 1~2세기, 우즈베키스탄 역사박물관. 가운데 부처가 앉아 있고 좌우로 제자들이 서 있는 모습. 제자들은 모두 삭발하고 있고 부처는 뚜렷한 육계와 백호를 가지고 있다. /정나리

이 특징들 중 왜 육계가 머리카락과 관련되는 것일까? 육계는 불상이 일반인과 가장 뚜렷하게 다른 신체적 특징이다. 가끔씩 이마에 점이 있는 사람은 봤어도 머리 위가 볼록한 사람은 아직 본 적이 없다. 계는 상투다. 살(肉)이 머리 위로 상투처럼 볼록하게 솟았다 해서 육계라고 했는데 산스크리트어로는 터번을 두른 것 같은 고귀한 머리모양, 나아가 풍성한 머리카락을 이용해 터번같이 만든 모습을 뜻했다. 즉 머리카락을 위로 묶어 올린 모습이라는 말이다. 실제로 초기 간다라 불상을 보면 이런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사진 6). 후대로 가면서 터번모양 머리묶음이 부처를 상징하는 독특한 신체적 특징으로 자리 잡으면서 지금 같은 모양으로 바뀌었고, 이걸 한자로 번역하면서 상투로 묘사한 것이다.

사진 6 - 석조 불두, 곱슬머리를 말아올려 묶은 이른 시기 육계 표현 방법을 확인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한 가지 더, 불상 머리카락을 말하는 나발(螺髮)은 소라(螺)처럼 곱슬곱슬하다 못해 둥글둥글 말려있는 머리모양을 말한다. 우리나라 불상의 상당수가 나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불상은 머리에 아무런 표현이 안 되어 있는 모습도 있는데(사진 7) 이런 머리는 삭발한 머리가 아니라 소발(素髮)이라고 그냥 직모, 민머리이다. 요약하자면 법의만 걸치고, 양미간에 백호가 있고 그리고 머리카락과 육계가 있는 조각상은 불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진 7 - 경주 황복사지 3층석탑 출토 금동불 좌상(국보 79호). /국립중앙박물관

◇석가모니 부처는 어떻게 알아볼까

그러면 석가모니 부처는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불상의 구분은 주로 손모양(手印)으로 이루어지는데 석가모니상은 실제로 생존했던 인물이기에 그 생애와 관련된 사건들을 나타내는 모습을 보고도 알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우선 태어나는 장면이다. 석가모니는 어머니 마야부인이 출산하러 친정에 가는 중 산기를 느껴 룸비니동산에서 나뭇가지를 붙잡고 옆구리를 통해서 세상에 나왔다. 그때 석가모니는 태어나자마자 일곱 발을 걸은 다음 오른손으로 하늘을, 왼손으로 땅을 가리키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라고 말했다 한다. 따라서 어린 아이가 한 손을 하늘, 한 손은 땅을 가리키는 조각이나 그림은 석가모니가 된다(사진 8 誕生像(탄생상)).

사진 8 - 석가모니 탄생 장면. 고성 옥천사 팔상전 내 불화.

우리나라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석가모니가 수도하던 모습을 나타낸 상도 있다. 왕자로 태어나 궁 안에서 온갖 좋은 것들만 접하던 석가모니는 어느 날 왕성 밖을 다녀오면서 병들고, 늙고, 죽어가는 고통을 접하고 어떻게 하면 이 고통을 끊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출가를 하게 된다. 출가 이후 오랜 기간 금식과 고행으로 그야말로 피골이 상접한 남자의 결가부좌상, 이것 또한 뭐라 말하지 않더라도 석가모니 부처 모습이다(사진 9 苦行像(고행상)).

사진 9 - 석가모니 고행상. 2세기. 라호르 박물관. /간다라미술, 이주형, 2015 도 117

그리고 석가모니는 태어날 때 범상치 않았던 것처럼 돌아가실 때도 범상치 않았다. 누워서 돌아가셨다. 그러면 누워있는 부처 역시 석가모니 부처이다(사진 10 涅槃像(열반상)).

사진 10 - 석가모니 열반 장면. 고성 옥천사 팔상전 내 불화.

손모양을 통해서 알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 석가모니불의 수인은 초전법륜인과 항마촉지인이다. 한자가 많이 나오는데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불교에서 법은 바퀴로 상징된다. 이걸 굴린다는 것(轉 法輪)은 설법을 한다는 것이고 초전법륜은 석가모니가 깨달음에 도달한 후 처음(初) 설법하고 있는 모습을 나타내는 수인이다(사진 11).

사진 11 - 석가모니 초전법륜상. 5세기, 사르나트 고고학박물관. /인도 미술, 1998, 한길아트 圖(도) 70

항마촉지인은 참선 중인 석가모니가 악마의 방해를 물리치고자(降魔) 양손을 단전에 모으고 선정하던 중 오른손을 내리면서 땅을 찍어(觸地) 지신을 불러내는 장면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회 보여드렸던 석굴암 본존불이 바로 이 모습을 하고 있다(사진 3).

하지만, 항마촉지인은 굳이 필자가 '이론적으로' 석가모니 부처의 모습이라고 했다. 그러면 실제는 어떠한지 다음 회에 이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다음 회의 주제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다.

/최형균(LH 총무고객처) 

※이 기획은 LH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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