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이주민 갈등 풀고 함께 잔치마당 펼쳐

도심 속 전원마을에서 원주민과 이주민이 갈등을 풀고 어우러지는 잔치가 열렸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안계마을 주민들이 지난 17일 칠월칠석 날 저녁에 '제1회 안계인의 날'을 개최했다. 주민 150여 명이 모인 잔칫날에 허성무 창원시장, 윤한홍 국회의원, 송순호 경남도의원과 진상락·이우완 창원시의원, 이환선 마산회원구청장 등도 참석해 축하했다.

홍성주(59) 전 이장은 "16년간 이곳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원주민과 새로 들어온 사람과 갈등이 많았다. 노인분들이 동네 재산인 마을 동답을 처분하면서 갈등이 계속됐다. 서로 노력해서 10년 넘게 지속된 이 문제 등을 봉합하는 차원에서 이번에 안계인의 날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허상윤(63) 마을 이장은 "138가구 350여 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지만 기존 어르신들과 젊은이들 간 갈등이 있었다. 소통하고 화합하는 자리를 계기로, 앞으로 서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허 이장은 "우리 마을에 연못이 4개나 있고, 1급 동식물이 살고 있다. 마을 환경은 물론이고 사람과 사람을 통해서도 살고 싶은 마을, 생활 속에서 지친 심신을 치유하는 마을로 만드는데 다 함께 해 갔으면 한다"고 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안계마을이 17일 '제1회 안계인의 날'을 열었다. /우귀화 기자

이날 잔치는 동제를 지내온 안봉대에서 진행됐다. 안봉대는 1979년 2월에 착공해 두 달간 마을 주민들이 함께 만든 통합 동제 제단이자, 휴식 공간이다. 안봉대 정자 밑 안계마을 역사를 기록해 둔 자리에는 누가 안봉대를 만드는 데 참여했는지 이름도 적혀 있다. 안계마을에는 옛날부터 칠월칠석이나 칠월백중 중에 날 잡아 잔치를 하는 풍습이 있었다. 또, 칠월칠석은 6·25 한국전쟁 당시 안계마을 주민들이 피난 간 날이기도 하다.

이날 청년회·부녀회·노인회가 힘을 모아 음식을 준비했고, 주민들은 우쿨렐레, 아코디언 등을 연주하며 흥을 돋웠다. 윤영만(50) 씨는 "창원 도심에 살다가 이곳으로 온 지 4년 됐다. 공기도 좋고, 물도 좋다. 집 주변에 수달이 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오늘 여기 와서야 지인이 이곳에 함께 사는 걸 알았다. 주민들끼리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서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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