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비춤]거제해양플랜트산단 전환점 맞나
국토부 현장실사 뒤 답보 상태
자료 보완 요구로 '신중' 모드
거제시 '부분이라도 승인' 촉구
대기업 불참 땐 무의미 시각도
LH 참여·안정공단 이전 변수

국토교통부의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조성 최종 승인이 미뤄지고 있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였지만 선거 이후 오히려 새로운 국면을 맞는 모습이다. 변광용 거제시장이 기존에 추진해온 민간주도 개발 방식이 아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참여하는 공영개발 방식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강석주 통영시장은 해양플랜트산단을 통영 안정공단에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바다매립을 통한 산단 추진'에 대한 환경단체의 반발도 여전히 거세다. 해양플랜트산단 조성의 현주소와 정책 변화 가능성을 1·3면 '몰비춤'으로 짚어본다.

◇국토부 승인 결정 언제? = 산단 조성에 수년간 공을 들여온 거제시는 최종 승인만 남겨놓고 멈춰버린 현재 상황에 조바심을 내고 있지만, 국토부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다.

지난해 11월 국가산단 지정의 마지막 행정절차인 중앙산업단지계획심의위원회를 통과했지만, 국토부는 현장 실사 이후 거제시에 보완 자료를 다시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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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단 실수요자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입주확약서와 산단 조성을 위해 구성한 특수목적법인(SPC)의 재원조달계획 보완서를 제출해달라는 내용이다.

국토부 산업입지정책과 관계자는 17일 "현장실사 이후 대기업 참여 여부와 자금조달 등 사업 추진 전반에 대한 자료가 미흡한 점이 있어서 보완자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최종 승인 시기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서는 자료 보완이 우선"이라며 "(승인)시기를 못 박기는 어렵다"고 했다.

◇대기업 빼고 단계별로 추진하나 = 국토부가 대기업 참여를 전제로 승인 결정을 미루면서 거제시는 최근 단계별 추진 방안을 국토부에 제안했다. 대규모 사업인 만큼 이들 대기업 이외에 다른 기업부터 입주를 시작할 수 있도록 '부분이라도' 산단 조성을 승인해달라는 요구다.

그러나 두 기업이 투자에 나서지 않으면 다른 중소 조선업계의 산단 참여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해양플랜트 부문에 경쟁력 있는 두 기업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산단 자체가 의미 없을 거라는 시각이 많아서다. 이 때문에 산단 조성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거제시와 계속 협의하면서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LH 공영개발 또는 안정공단 유치, 대안될까 = 변 시장이 LH가 참여하는 공영개발 방식 추진을 공약했지만 당장 실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거제시에서 여러 안을 제시했는데, 이미 요구해놓은 자료 보완이 이뤄지고 나서 검토될 것"이라면서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산단 조성과 관련해 행정적 뒷받침을 할 경남도 역시 성급하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는 의견이다. 조현주 경남도 국가산단추진단장은 "민선 7기 들어서고 나서 도와 거제시가 한 차례 실무 협의를 했다. 단계별 개발 방식으로 추진하면서, LH 참여 여부는 2단계에서 논의하는 내용을 주요 안으로 국토부와 협의했고, 국토부가 그에 따른 자료도 거제시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조 단장은 LH 참여 가능성에 대해 "실질적인 어려움이 있어 2단계로 미뤄놓은 거다. LH 측도 사업성 검토 등 절차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1단계에서부터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통영 안정공단 유치 주장과 관련해서는 "(통영시에서) 구체적인 검토에 들어간 건 아니라고 안다"면서 "산단을 둘러싸고 두 자치단체(거제·통영) 간 중재에 나설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조 단장은 "거대한 프로젝트가 단체장이 바뀌었다고 한두 달 안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거나 안 되던 게 풀린다는 게 쉽지 않다. 엄청난 이해관계 속에서 추진하는 만큼 짚어야 할 문제가 많고, 그래야 시민들도 결정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가기도 어렵지만 뒤로 가기에도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충분한 토의를 거쳐서 시민 공감대도 만들어가면서 정리해야 무리 없이 결론날 수 있다. 성급하게 가다 보면 어느 쪽으로 결론나더라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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