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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칼럼]이 세상에 공짜란 없다

목표달성에 매달리는 우 범하지 않아야
진지한 성찰로 개인 존재감 찾길 바라

성각 남해망운사 주지 webmaster@idomin.com 2018년 08월 17일 금요일

장자(壯子)에 재미나는 얘기가 있다. 옛날 어느 나라에 아주 유명한 왕이 살았다. 젊어서부터 백성을 위해 많은 일을 해서 백성들이 우러러 존경하고 덕을 칭찬했다. 왕이 점차 나이가 들자 후세를 위해 정말로 필요한 뭔가를 남겨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나라에 유명하다는 학자 10명만을 간추린 다음 후세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교훈과 지혜만을 엮은 책을 만들도록 했다. 3년 후 책 10권이 완성됐다. 책을 읽어본 왕은 감탄하고 감동했다. 그러나 흠결이 있다면 10권의 책은 양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3권으로 줄이라고 명령했다. 학자들은 사력을 다해 핵심만 모아서 1년 뒤에 3권의 책을 완간하자 왕은 거듭 감탄해 마지않았다. 그러나 왕의 눈은 점차 흐려지자 3권의 책도 많다고 생각해 단 한 권으로 만들어 오라고 명하여 드디어 요약된 뛰어난 글을 완성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왕은 점점 기력이 쇠해져 단 한 권의 책마저도 읽을 기력이 없어 다시 학자들에게 주문하기를 후세 사람들이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삶의 교훈을 단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과연 어떤 말이 될 것인가를 간곡히 부탁했다. 죽음을 얼마 남기지 않은 왕을 위해서 이 10명의 학자는 밤을 지새우며 몇 날 며칠을 의논해야 했다. 마침내 임종을 앞둔 왕에게 학자들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삶의 교훈으로 "이 세상에는 절대 공짜란 없다!"를 뽑았다. 이 말을 들은 왕은 너무나 흐뭇한 마음으로 죽을 수 있었다.

'웬 썰렁한 농담이냐?'고 웃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진리 중의 진리다. 이 세상에는 그 어느 것도 공짜로 거저 주어지는 게 없다. 그러므로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此有故彼有), 이것이 태어남으로 저것이 태어난다(此有故彼生), 이것이 없기 때문에 저것이 없고(此有故彼無), 이것이 사라짐으로 저것이 사라진다(此滅故彼滅)고 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초고속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잠깐 기다릴 여유도 없이 '빨리빨리'를 외치며 정신없이 살아간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지 않고 그저 '남들이 하니까', '아무것이라도 하지 않으면 뒤처질 것만 같으니까' 마치 조급증 환자처럼 살아가는 것이다. 빨리빨리 일을 처리하고 성취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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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목표달성에만 매달려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다. 과연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돈, 지식, 명예, 사랑, 아름다움, 자기 자신 등등 그렇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소중한 것은 자기 자신이다. 자기 자신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보라. 물질문명에 찌들어 돈과 쾌락을 좇으면서 정작 중요한 것을 잊은 채 사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모습이다. 이제 우리는 '자기 망각의 삶'을 돌아보고 청산해야 한다. 그동안 돌아보지 않았고 잊고 있었던 자신을 찾아 떠나야 한다. 자기야말로 자신의 주인, 어떤 주인이 따로 있을까. 자기를 잘 다룰 때 얻기 힘든 주인을 얻는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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