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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리]블랙스완

정현수 기자 dino999@idomin.com 2018년 08월 17일 금요일

한참 된더위가 온 방 안을 달궈놓은 오후, 석 대의 선풍기를 동시에 가동하며 흐르는 땀을 식히며 팟캐스트 방송을 듣던 중 '블랙스완'이라는 단어가 귀에 쏙 들어왔다. 블랙스완은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것'을 뜻하는 비유 단어다. 하긴 백조가 흰 새인데 검은 흰 새라니 어불성설 아닌가. 그런데 블랙스완이 있다. 실제로 호주에 있다.

블랙스완이라는 단어를 알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고 듣고 해서 그런지 모든 게 다 블랙스완처럼 느껴진다. 며칠 전엔 몽골 고비사막에 홍수가 져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한 달 보름 넘게 폭염이 지속하는 것 같다. 예년 같으면 종종 불어닥치던 태풍도 한반도에 똬리를 튼 된더위가 무서워 멀찌감치 비껴가는 느낌도 든다. 보름 전 강원도 홍천에서는 41도를 기록했다. 기상관측 111년 만에 최고치라니 블랙스완이 아니고 무엇이랴.

블랙스완이라고 느끼는 건 자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거창국제연극제가 2년의 파행을 거치면서 이번엔 정상화되나 싶었는데 행사 일주일을 앞두고 군의회가 예산을 죄다 삭감해버리는 바람에 또다시 파행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일. 그리고 얼마 전 창원문화재단에서 새 대표이사를 뽑는 과정에서 17명이나 되는 지원자가 있었는데, 면접을 보지 않은 한 사람을 빼면 그래도 16명인데 그중에 적격자가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이 말이 되나 싶었던 일. 이것도 블랙스완 아닌가 생각했다.

1차 공모 때 지원했던 17명은 배제될 터인데, 2차 공모에 누가 지원할까 싶기도 하다. 지역 문화예술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이 앉아도 안 될 테고…. 자칫 공석 상태가 장기화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접하는 뉴스마다 블랙스완 같아서 이제 검은 백조가 실존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처럼 충격에 면역이 되어 더 끔찍한 일에도 무감각해지진 않을까 그게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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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 정현수 기자
  • 논설여론부장 맡고 있습니다. 다문화와 전통 분야에 관심이 많고요, 연극도 좋아하고... 아, 예술 장르는 모두 좋아해요. 국악도 좋구요. 산도 좋아하는데, 2~3년 운동과 다이어트로 근수는 많이 줄였지만 이젠 나이탓을 해야 하는 처지라...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