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상기후로 기후난민 생겨나
지구온난화 문제 국제사회가 나서야

'대프리카' 혹은 '서프리카'란 신조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올여름, 지난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과 강원도 홍천의 낮 최고 기온이 각각 39.6℃, 40.6℃를 기록하면서 기상청이 서울의 기상을 관측한 이래로 111년 만에 경신된 낮 최고 기온이라 한다. 연일 35~39℃를 오르내리는 지속적인 폭염으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대프리카' 혹은 '서프리카'란 용어는 우리나라 대구나 서울이 아프리카만큼 덥다는 의미로 지독한 폭염으로 참을 수 없는 더위에 빗대어 세간에서 사용하고 있는 신조어다.

필자의 유년 시절인 70년대 초만 하더라도 아무리 무더운 여름날이라도 작금의 펄펄 끓는 폭염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작금의 폭염과 이상기후가 비단 우리만의 특수한 현상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지구촌 곳곳에서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라는 점이다. 기후전문가들은 이상기후의 주요인으로 '지구온난화' 문제를 주목하고 있다.세계기상기구(WMO) 2016년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작금의 지구 온도는 산업혁명이 시작된 19세기에 비해 약 1.1℃ 상승한 상태라고 한다. '1℃쯤이야!'라고 가볍게 넘어가기 쉽겠지만 주목할 점은 지구가 뜨거워지는 속도가 예전보다 매우 빨라졌다는 사실이다. 가령, 고대기후학자인 마르콧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1℃ 상승하는데 마지막 주요 빙하기 이후 1만 1000년이 경과한 반면 산업혁명 초반 이후부터 최근에 이르는 150년 만에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는 시사점이 매우 크다. 지구 온도 1℃ 상승의 위력은 대단하다.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을 비롯한 대형 산불 등 이상기후 현상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대형 홍수·가뭄으로 물과 식량 부족 사태를 초래하는 등 이상기후로 적지 않은 '기후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인류의 편익을 위한 화석연료가 오히려 인류를 재난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할 따름이다.

만약, 지구의 온도가 지금보다 1~2℃ 더 오르게 되면 안데스산맥의 빙하를 포함한 극지방의 빙하가 사라지고 열대지역 농작물의 5~10%가 감소해 지구촌 곳곳에서 극심한 물 부족 사태 및 수억 명의 아사(餓死)자가 발생하고 지구 생명체의 33%가 멸종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하니 그 심각성이 매우 위태로울 따름이다. 기후변화 전문가인 왓슨 교수는 현재와 같은 상태라면 2050년경에 지구 온도가 약 2℃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인류가 지구생태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기온이 1.5~2℃ 수준이라 하니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지구촌 차원의 필사적인 노력이 없는 한 왓슨 교수가 예측한 2050년은 이전의 지구 상태로 돌이킬 수 없는 불가역적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에 이를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작금에 우리가 겪고 있는 재난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아마겟돈>과 같은 엄청난 대재앙에 직면할 수 있음은 비단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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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러운 점은 국제사회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깨닫고 문제해결을 위한 '유엔기후변화협약'을 제정하는 등 금세기 말까지 지구 온도 상승을 2℃ 이하로 억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담은 '파리협약'이 곧 실행된다는 점이다. 지구온난화의 문제는 어느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생존을 위해 지구촌 모든 나라가 머리를 맞댈 중대한 시점이다. 대재앙으로 떠난 지구에 불시착하여 아버지와 함께 어려움을 극복한다는 SF영화 <애프터 어스>에서 '현실 속에 많은 위험이 있지만, 그것들에 대한 두려움은 선택이다'라는 대사를 냉철히 곱씹어 볼 일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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