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리 모인 시립예술단
장르 뛰어넘는 협연 호평
관객도 자연스레 어울려

지난 14일 오후 7시 30분 창원 성산아트홀 대공연장에서 창원시립예술단 광복 73주년 경축음악회가 열렸다. 이날 예술단은 공공예술단체 역할이 무엇인지를 톡톡히 보여줬다.

창원시립예술단은 창원시립교향악단, 창원시립합창단, 창원시립무용단, 창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으로 구성됐다. 각각 공연이나 대외 활동을 벌이는 이들을 한자리에서 볼 기회는 드물다. 더군다나 광복 73주년을 하루 앞두고 치러졌기에 여러 의미에서 뜻깊었다.

허성무 창원시장과 창원시의회 의원들을 비롯해 광복회 회원들이 자리를 채운 이날 대공연장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이날 여는 무대는 창원시향과 진주삼천포사물놀이패가 맡았다. 박범훈 곡 '사물놀이를 위한 협주곡 신모듬' 중 '놀이' 협연을 선보였다. 태평소와 창원시향 연주로 시작된 곡은 북·꽹과리·장구·징이 더해지면서 점차 가열됐다. 곡명처럼 서양과 동양의 악기는 서로 어긋나지 않고 한데 어울려 특별한 신명을 불러냈다.

지난 14일 오후 창원 성산아트홀 대공연장에서 열린 창원시립예술단 광복 73주년 경축음악회. 시립소년소녀합창단, 가수 BMK와 함께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고 있다. /창원시립예술단

다음 무대에서 피아니스트 이주은과 창원시향은 '관현악과 피아노를 위한 아리랑 환상곡'을 연주했다. 아리랑 선율의 재해석과 더불어 힘있는 연주로 객석 호응을 이끌었다.

소프라노 오은경은 창원시향과 함께 가곡 '그리운 금강산', 오페레타 <박쥐> 곡 '친애하는 후작님'을, 테너 지명훈은 가곡 '내 마음의 강물', '그라나다'를 불러 고조된 분위기를 이어갔다.

시립합창단과 창원시향이 한 무대에서 연출한 오페라 <나부코> 곡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풍성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대중에 익숙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곡 '축배의 노래'는 소프라노 오은경, 테너 지명훈 목소리가 더해져 더욱 풍부했다.

창원 출신 판소리 권가연은 고수 김기호와 함께 판소리 <춘향가> 곡 '사랑가'를 선보였다. 곡 중간 관객에게 추임새를 요청하자, '얼쑤' '좋다' 소리가 객석에서 터졌다.

시립무용단은 축하무 '창원 환타지'로 큰 박수를 받았다. 무용단은 강산에가 1996년 발표한 곡 '태극기'에 맞춰 태극기를 이루는 문양을 형상화했다. 이어 강렬한 북 군무로 좌중을 압도했다.

'미래'를 상징하는 시립소년소녀합창단은 독특한 무대 연출로 눈길을 끌었다. 일부 단원은 두 줄로 객석 통로에 서서 무대에 있는 단원들과 호흡을 맞췄다. 이들의 깜짝 등장에 관객은 흐뭇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가수 BMK는 무대 끝자락을 장식했다. 냉방병 증상을 호소했지만 온 힘을 다해 '아름다운 강산'을 포함한 총 네 곡을 선보였다. 뜨거운 객석 반응에 BMK는 연방 "창원 대단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끝으로 이날 공연의 주인공인 관객 모두가 일어나 시립소년소녀합창단과 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모두를 하나로 묶는 문화의 저력을 실감한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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