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개인·단체전 '리우 설욕' 다짐

"훈련장 TV로 녹화한 리우올림픽 때 경기 영상을 틀어놨는데, 정말 안 좋았던 기억이 되살아났어요. 그때의 실패가 나를 더욱 강하게 하는 자극제가 되는 것 같아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여자탁구 대표팀의 '맏언니' 서효원(31·한국마사회)에게 2016년 리우올림픽은 '악몽'으로 남아있다.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출전한 올림픽이었지만 부상 후유증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는 자책감 때문이다.

오른손 셰이크핸드 수비형 선수인 서효원은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한 달여를 쉰 뒤 겨우 몸을 만들어 올림픽에 출전했다.

젓가락질도 하지 못할 정도의 극심한 통증을 이겨낸 직후여서 제대로 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서효원은 싱가포르와 단체전 8강에서 1단식과 4단식을 책임졌지만 두 판을 모두 내주는 바람에 2-3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당시 8강 탈락 자책감 때문에 눈물을 훔쳐야 했다. 단식에서도 16강 상대인 쳉이청(대만)에게 3-4로 져 빈손으로 귀국했다.

앞서 열린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단체전과 단식 모두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서효원으로서는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두 대회의 부진을 만회할 무대인 셈이다.

서효원은 "인천 대회는 첫 아시안게임이었는데, 메달을 못 따 아쉬움이 컸다"면서 "지금은 경험이 많이 쌓였고, (전)지희, (양)하은의 경기력도 좋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메달을 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단체전 멤버로 출격하는 한편 귀화 선수인 전지희(26·포스코에너지)와 단식에 나란히 참가한다.

이번 대회 목표는 단체전 결승 진출과 단식 메달 획득이다.

그는 "여자 대표팀은 경기력이 많이 좋아져서 중국과 정면대결만 없다면 단체전에선 결승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단식에서도 중국 선수 2명(천멍, 왕만위)을 빼고는 모두 해볼 만해 일단 4강에 오르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종전보다 공격 비율을 높인 데다 주무기인 커트의 날카로움을 더했기 때문이다.

그는 "수비 전형이지만 상대 선수에 따라 수비 대 공격 비율을 60 대 40에서 그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면서 "커트도 많이 깎아 회전량이 많아졌고, 상대 선수를 읽는 능력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안게임 이후 계획을 묻자 "마흔 살까지 국가대표로 뛴 (김)경아 언니를 볼 때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고, 본받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몸 관리를 잘해서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리우올림픽 때의 아쉬움을 메달 사냥으로 만회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연합뉴스

여자탁구 국가대표 서효원이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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