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보석상자> <눈으로 말해요> 등 대중가요의 제목이나 가사 일부가 드라마 제목으로 차용되고, <아줌마> <사랑은 아무나 하나> 등 드라마 제목이 노래로 불리는 등 드라마와 노래 제목을 서로 ‘주고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 5일부터 새롭게 시작된 MBC 아침드라마 <내 마음의 보석상자>는 우연하게도 1980년대 가수 ‘해바라기’가 불렀던 <내 마음의 보석상자>와 제목이 똑같다. <내 마음의 보석상자> 이전의 아침드라마도 그룹 ‘부활’의 히트곡 <사랑할수록>과 이름을 같이 했다. MBC 일요아침드라마 <눈으로 말해요>도 예전 가수 권태수가 불렀던 <눈으로> 중 ‘눈으로 말해요, 살짜기 말해요’ 가사의 일부를 차용한 경우다.

반면 히트한 드라마나 부르기 쉬운 드라마 제목 역시 발빠른 가수들의 노래 제목으로 변신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태진아가 부른 <사랑은 아무나 하나>.

젊은이 위주의 가요판에서도 심심찮게 모습을 드러냈던 태진아의 <사랑은 아무나 하나>는 사실 김지호·김호진 주연의 MBC 주말드라마 <사랑은 아무나 하나>와 동명이제(·). <사랑은 아무나 하나> 노래가 대박이 터지면서 ‘정치는 아무나 하나’, ‘결혼은 아무나 하나’ 등의 아류작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또 한 트로트가수는 요즘 한창 뜨고 있는 MBC <아줌마>와 같은 제목의 노래를 내놓고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드라마나 노래나 제목은 시청자나 대중들의 관심을 한번에 끌 수 있어야 하므로 제작진이 마지막까지 머리를 쥐어짜는 중요한 프로젝트. 제목을 서로 차용해 쓰면 표절이나 저작권 시비에 휘말릴 법도 한데 이는 별로 문제가 된 적이 없다. 이는 결국 시청자들의 귀에 익숙한 노래를 부르고 제목을 차용하는 등 서로 공생관계를 유지, 홍보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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