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때쯤 취임해 10개월 보름 남짓 도지사 권한대행직을 맡아온 한경호(55) 경남도 행정부지사가 퇴임했다.

한 부지사는 도지사도 정무직인 서부부지사도 없는 상황에서 1인 3역을 맡아오다 지난 7월 김경수 도지사가 취임하면서 권한대행이라는 무거웠던(?) 짐을 내려놓은 바 있으며, 13일 경남도 행정부지사라는 직함으로 33년간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한 부지사 재임 기간에는 도내 시민사회 단체의 '홍준표 적폐 청산' 목소리가 드높았던 시기였다. '문재인 행정부'로부터 지방선거까지 경남도정을 이끌 적임자로 선택받은 한 부지사로서는 책임감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고, 여전히 도의회 다수당이었던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원활한 소통 채널을 이어가야 하는 난제도 안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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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호 경남도 행정부지사. / 경남도민일보DB

한 부지사는 이날 별도의 퇴임식 없이 '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공유하며 경남도청 직원들과 작별했다.

한 부지사는 "1인 3역이라는 힘에 겨운 짐을 지고는 노심초사했던 시간을 보냈지만 동료직원 여러분 도움 덕분에 겨우겨우 많은 직무를 감당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한 부지사는 '사상최대 국비확보·항공 MRO 사업 유치·도시재생 뉴딜사업 전국 최다 선정' 등의 재임 기간 성과를 소개하면서 "과거 공급자 중심의 행정을 수요자 중심, 도민 중심으로 행정 패러다임을 바꾸고자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한 부지사는 무엇보다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건으로 참으로 가슴 아픈 일도 겪었다"고 회상하면서 "도정 업무 수행을 위해 주말도 없이 일하다 보니 동료 직원 여러분께 과중한 업무 부담을 드리기도 했고, 때로는 마음의 상처를 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 부지사는 그동안 도청 공직사회에서 상식적 차원에서 공유되었던 홍준표 전 지사 체제의 비상식적 관행을 큰 무리 없이 제자리로 돌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직원들과 소통이 부재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또한 지방선거를 앞두고 끊임없이 진주시장 출마설이 나돌면서 여러 구설에 오르내린 바 있다.

한 부지사는 "김경수 지사님과 두 분 부지사님(박승호 행정부지사, 문승욱 경제부지사) 모두 훌륭한 성품과 탁월한 능력을 갖추진 분들이라 떠나는 마음이 한결 편안하다"며 "함께 만드는 완전히 새로운 경남을 언제나 지지하고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한 부지사는 공직 생활을 마감하고 3년 임기인 지방행정공제회 이사장직에 도전했다. 오는 9월께 대의원대회 최종 의결을 거쳐야 하는 과제를 남겨 놓고 있다.

한 부지사는 진주고등학교와 경상대를 졸업해 20회 기술고등고시(1984년)를 통과했으며, 1985년 경남도청 수습사무관으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한 부지사는 향후 지방선거와 총선 출마 후보로 끊임없이 하마평에 오르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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