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운영자, 27억 다른 병원 빌려줘

창원시립 마산요양병원이 병원 운영에 써야 할 돈을 다른 곳에 빌려 주는 등 조례를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시는 노창섭(정의당) 시의원 요구로 마산요양병원의 자금 유용 의혹을 조사했다.

마산요양병원은 의료법인 우암의료재단이 2008년부터 위탁 운영하고 있다. 재단은 2007년 병원 터(부지)를 시에 기부채납했다. 시는 국비와 시비 50억 원을 들여 그 자리에 병원 건물을 지어 해당 의료재단에 마산요양병원 운영을 맡겼다.

조사 결과, 마산요양병원은 그동안 병원자금 27억 원을 위탁운영자인 의료재단이 운영하는 다른 병원에 빌려주고, 4억 5000만 원도 의료재단 대표자 개인에게 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시립 요양병원 설치·운영조례, 시행규칙은 요양병원에 나온 수익을 오직 요양병원 운영용도로만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사가 시작되자, 마산요양병원 측은 대표자에게 빌려준 4억 5000만 원을 지난달 말과 이달 초 회수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해당 의료재단은 10년 넘게 토지 소유권을 시에 넘기지 않고 있다가 조사가 시작되자, 지난달 중순께 뒤늦게 토지 등기를 마친 것으로 드러났다. 노 의원은 이 과정에 대한 철저한 조사도 요구하고 있다.

이 밖에도 노 의원은 400여 명이 종사하는 이 병원에서는 최근 두 달 동안 임금 지급이 늦어지는 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 의원은 "자금 유용 또는 횡령 등 불법 여부는 수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더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호한 조치를 촉구한다"며 "또 철저한 수사를 통해 위법사실이 발견되면 일벌백계로 철저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같은 재단 내 병원끼리 경영상 이유로 자금을 주고받았을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마산요양병원 관계자는 "병원 개설 초기 당시 재정 사정이 어려워 같은 재단 내 다른 병원으로부터 16억여 원을 운영자금으로 지원받아 썼다"며 "그러다가 이번엔 요양병원에 운영자금을 지원해준 병원의 경영이 어려워지자 지원을 해주게 됐다"고 해명했다.

시는 계약해지와 사법기관 고발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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