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서 우럭 등 49만 마리 폐사
수온 낮아지면 적조 확산 우려

"수온이 낮아지면 이번엔 적조가 생장하기 좋은 조건이 됩니다. 적조 때문에 피해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통영과 거제 등 남해안 가두리양식장 어민들이 '고수온' 걱정이 사라지기도 전에 적조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어민들은 현재 고수온으로 말미암은 지속적인 폐사를 우려하고 있지만 이달 이후 점점 수온이 낮아지면 바다는 적조 생장에 가장 좋은 기온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에 따르면 13일 현재 고수온 등 이유로 남해안 87어가가 112만 마리, 12억여 원 피해를 봤다.

이 중 경남권 가두리양식장 60%가 집중된 통영 어가 피해 신고가 많았다. 이날 통영 가두리양식장 어가 72곳 중 46곳에서 우럭 등 49만 마리가 고수온 등으로 추정하는 폐사 신고를 했다. 손해액은 4억 1000만 원 정도였다. 통영은 고수온에 취약한 우럭과 볼락 등이 전체 양식어류 중 70% 정도를 차지한다.

13일 오후 통영시 산양읍 풍화리 인근 해역 양식장에서 고수온과 적조로 인해 양식장에서 기르던 볼락과 우럭 등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했다. 이날 폐사한 물고기들이 양식장 수면에 떠올랐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지난해 통영해역 피해액은 50어가 170만 마리, 15억여 원 손해를 봤다. 올 현재까지 지난해 대비 30% 수준.

하지만 고수온 피해는 천천히 조금씩 확인되는 특성상 지속적으로 피해가 집계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고수온은 이달 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국립수산과학원 한인성 박사는 "8월 중순인 지금이 최고 고수온 시기"라며 "현재 통영 등 평균수온은 평균 28~29도 수준이다. 평년보다 2~3도 정도 높다. 태풍 등 영향이 없다면 기온보다 수온 하강 속도가 느려서 8월 말까지 고수온은 지속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통영시 산양읍 풍화리 양식어민 정황훈(62) 씨는 "지난달 21일께 20도 중반이던 수온이 갑자기 30도까지 올랐다"며 "그때 이후 매일 1000마리 정도씩 죽었다. 고수온 폐사는 조금씩 소량으로 죽어 천천히 떠오르기 때문에 피해 기간이 길다"고 말했다.

통영바다 현재 낮 수온은 28도 정도이다. 저층은 25도 정도로, 현장에서 손으로 물을 만지면 더워서인지 약간 차가운 느낌이었다.

문제는 고수온이 진정돼 수온이 낮아질 때는 적조 확산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적조 생장에 좋은 수온은 24~26도인데, 이 수온대로 들어가면 적조 확산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현재 적조는 남해에서 소멸이나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풍화리 어민 정진경(56) 씨는 "바다가 탁하게 보이는 이유는 바다에 적조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어민들은 바다에 남은 적조를 느낌으로 알 수 있다. 조건이 되면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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