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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활짝]요즘 책 어디서 어떻게 사세요?

독립서점서 북 큐레이션 확장, 취향·주제 반영한 책들 추천
출판사-충성독자 소통도 강화…참여형 북클럽·서포터스 활발

이미지 기자 image@idomin.com 2018년 08월 13일 월요일

"책, 어떻게 고르세요?"

직장인 김민준(36·창원) 씨는 창원 사파동 '무하유'라는 공간 안에 있는 한 작은 서점에서 독일 시인 에리히 케스트너(1899~1974)를 알았다. 책방 주인장에게 추천받은 그의 시집 <마주보기>를 읽으며 낯설지만 재미난 경험을 했다. 중고였고 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사야 했지만 만족했다.

김 씨는 "흔히 볼 수 있는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책방 주인장의 사적이고 주관적인 추천이 마음에 들었다. 동네 책방에서 흔하지 않은 나만의 책을 만나고 싶었는데 딱이었다"고 말했다.

요즘 독서와 관련한 키워드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넘쳐난다. #예쁜책 #인플루언서 #책방투어 등 책을 '읽는' 행위가 책을 '사는 것'으로 바뀌고 책의 무게감이 한없이 가벼워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독서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새로운 방향을 형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앞으로 능동적인 독자를 키울 수 있다는 기대감이 함께 나오고 있다.

◇북 큐레이션의 힘

김 씨가 책을 구매한 동네 책방은 주인장이 취향대로 책을 가져다 놓고 오는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책을 추천해주는 곳이다. 독자의 성향과 필요성을 알고 도서를 내보이는 곳.

북 큐레이션(주제를 선별해 독자에게 제안하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오래전 대형서점에서 베스트셀러를 따로 분류해놓고 책을 팔았던 북 큐레이션이 최근 독립서점을 중심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는 언제 어디서든 살 수 있는 책을 지금 이곳에서 사야만 하는 이유가 됐다.

<진작 할 걸 그랬어>를 낸 김소영 씨가 운영하는 서울의 한 책방은 북 큐레이션으로 이름을 떨쳤다. 장르별, 저자별, 시기별 등으로 구분하는 대형서점과 달리 개인의 취향을 반영해 책을 골랐다. 책마다 붙여진 주인장의 짧은 서평과 해설은 큰 호응을 얻었고 매주 공개하는 책방만의 판매 순위는 또 다른 베스트셀러를 낳았다. 많은 이들이 누군가와의 소통을 통해 책을 발견했다.

북 큐레이션은 책방 운영자가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한때 독립책방을 운영했던 임소라 씨는 <한숨의 기술>이라는 책에서 책방의 주제를 정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두 달 만에 책방 문을 닫으면서도 주제에 대한 고민과 고른 책을 어떻게 소개하면 더 좋았을까라는 물음을 안고 있었다.

창원 봉곡동에서 동네 책방 '오누이 북앤샵'을 운영하는 장찬미(30) 씨는 "독립출판물만 취급하다 이달 들어 베스트셀러, 문학 등 다른 책을 입고했다. 인터넷에서도 살 수 있는 책이지만 책방에서 책을 사고 싶다는 문의가 많았다. 또 책의 회전율을 높이려고 책방 콘셉트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창원 봉곡동에서 동네 책방 '오누이 북앤샵'을 운영하는 장찬미 씨. 그녀는 자신만의 북 큐레이션을 하고 싶다.

장 씨는 "북 큐레이션을 하려면 주인장이 책을 잘 알아야 한다. 앞으로 손님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면서 우리만의 큐레이션을 하고 싶다"고 했다.

최근 책방의 정체성이 곧 북 큐레이션인 곳도 생겨나고 있다.

자연·식물 관련 책만 취급하는 식물책방, 그림책만 파는 서점,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을 위한 곳 등 개성 있는 공간을 내세운다.

그중 경주 황남동 황리단길에 위치한 한 문학 전문 서점은 성인이 가장 선호하는 종이책 분야 문학(2017년 국민독서실태조사)을 내세워 SNS 인증샷을 찍어야 하는 공간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7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이 평소에 종이책을 주로 구입하는 곳은 여전히 대형서점과 인터넷 서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갈수록 책을 선택하는 기준과 이유에 공간이 더해지고 있다.

창원의 한 대형서점도 북 큐레이션을 고민한다. 창원에서 활동하는 독서모임의 추천 도서로 꾸린 매대.

◇"한정판·굿즈가 매력적"

독서 관련 해시태그(#, SNS에서 핵심어를 편리하게 검색할 수 있는 기능)를 살펴보면 출판사에 대한 애정이 넘쳐나는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직장인 성혜지(30·창원) 씨는 민음사 팬이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색깔별로 모으고 민음사 북클럽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정기적으로 출판사의 신간과 특별판을 받아보며 모두가 누리지 못하는 기쁨을 만끽한다. 또 올해 초에는 출판사가 펴낸 문학 클래식 캘린더와 에코백 등 굿즈(goods)를 소장하고 싶어 읽었던 책을 다시 사기도 했다.

성 씨는 "이번 주말 부산에서 팝업스토어가 열린다. 좋아하는 출판사가 여는 북캉스라 큰 기대를 하고 있다. 행사장에서만 볼 수 있는 책과 관련 상품들도 궁금하다"고 했다.

출판사들의 북클럽은 또 다른 독자를 만들어내고 있다.

문학동네도 지난 3월 처음으로 북클럽을 시작하고 출판사가 펴낸 책을 다양하게 내보이는 북 큐레이션에 신경을 쓰고 있다. 또 북클러버라고 불리는 정기회원의 의견을 반영해 국제도서전 준비를 하는 등 독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경주 황리단길에 위치한 문학 전문 서점의 굿즈. SNS 인증샷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창비는 출판사가 펴낸 책 속 문장을 아름답게 쓸 캘리그래피 서포터스를 모집하는 '창비 손글씨당'을 이어오고 있다. 독자들에게 매달 도서를 지급하며 마음에 드는 문구를 써달고 말하는데 이달부터 시작하는 손글씨당은 11기를 맞았다.

이렇듯 충성심 강한 독자들은 출판사들이 진행하는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책장을 채우는 중이다.

책을 읽기보다 찍는 데 열중하고 서점이 책이 아닌 이미지 소비를 위한 공간이 된다는 쓴소리가 나오지만, 독서량이 감소(2017 국민독서실태조사)하고 출판사 10곳 중 6곳의 매출이 감소했다(2017 출판산업 실태조사)는 현실에서 어떤 식으로든 책을 발견하고 소비하는 행위는 크게 반길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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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7월부터 지역 문화 소식을 전합니다:) 전시와 문화재, 맛이 중심입니다 깊이와 재미 둘 다 놓치지 않겠습니다:D 소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