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문화재단 대표이사 자리를 놓고 여럿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 경쟁의 목적이 사적인 욕심보다는, 재단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공익적 고민에 있기를.

허성무 창원시장이 "천하의 인재"를 구한다는 말을 했던 터라, 이번만큼은 재단 대표이사 자리가 선거 이후 '논공행상' 대상이 아닐 것이라는 일종의 신뢰가 생긴 듯했다.

재단 대표이사에 도전한 두 사람과 만났는데, 두 사람 모두 그 발언을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였다. 아무렴 어느 누가 곁따르는 노릇을 하고 싶을까. 적어도 본인 분야에서 괄목할 인물들인데 말이다.

시장의 발언에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더러 있다. 냉소를 보이며 이미 정해진 사람이 있다더라는, 뜬소문을 말하는 이들에게 이번 재단 대표이사 선정 과정은 '이번에는 다르다'는 인상을 줄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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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자 두 사람은 틈을 두고 만났다. 각자 청사진에는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재단이 '지역 문화예술' 부흥에 앞장서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한 도전자는 그간 재단이 지역 문화예술인이나 단체와는 거리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대형 공연이나 전시를 창원에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 문화예술인이나 단체의 공연·전시를 더욱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처음에는 지역의 것이 다소 미흡할지라도, 기회가 쌓이면 언젠가 창원을 대표하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는 의견. 두 사람 모두 비슷한 얼개에서 재단의 역할 재정립을 주문했다. "누가 대표이사를 맡든 꼭 바뀌어야 한다"는 말이 간절하게 들렸다.

이번 재단 대표이사 선정이 어떤 순간보다 중요하다는 말에는 기자인 나도 동의를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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