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지사가 특검 2차 소환조사를 끝마친 직후 경남도 서울본부로 직행해 도 간부들과 영상회의를 통해 도정을 챙긴 것은 인상적이었다. 대질조사 이후에도 결정적 증거가 제시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제 김 지사가 올인해야 하는 목표 영역은 오로지 도정이다. 취임 후 많은 시간을 허비한 셈인 만큼 그걸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오늘 정상 출근을 기점으로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 한다. 먼저 전 공무원들에게 새로운 시작을 알려 도정의 하나 됨을 체감하고 공감대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사직 인수위원회가 정리해서 김 지사에게 넘긴 주요 도정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돌아오자마자 가장 먼저 꺼내 살핀 중소기업형 스마트산단 개발 문제는 이 지역 주력업종인 기계산업과 맞물려 대기업과의 상생협력이 요청되는 품목이다. 도뿐만 아니라 시군의 행정적 지원구조가 완비되지 않고서는 넘기 어려운 언덕이다. 민생경제의 요건인 일자리 창출과 사회서비스망 확충도 마찬가지다. 그 두 개의 민생 현안은 서로 연관되어 있어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관련 부서가 유기적으로 협조해야지만 성과를 올릴 수 있다. 따라서 리더의 역할 제고는 필수적이다. 계획만 가지고 덤벼들어서는 안 된다. 현장을 직접 뛰는 실천전략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인물들의 사명감이 성패를 좌우한다. 그 맨 꼭대기에 앉은 사람이 누구인지는 다 안다.

김 지사는 여전히 특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지금까지 그 여파가 도민에게 직·간접적으로 전가되고 있었음을 통찰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특검이 정치적 고려 없이 오직 진실에 입각해 공정한 답을 내놓기를 주장하는 것과는 별도로, 뽑아준 도민에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허리 굽히는 성의를 보이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도민들은 아마도 그같은 진솔한 모습에서 더 친근감을 느낄지 모른다. 그리고 신뢰를 보낼 것이다. 도정에 집중하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또 말해야 할 것은 없는지를 돌아보는 여유를 가져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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