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수주한 세계 최대 크레인 2기 제작 박차
일자리 잃은 조선소 노동자 수백 명 고용 '눈길'

거제시 연초면 오비산단 입주 기업 ㈜삼우이엔지가 세계 최대 '울트라 크레인'을 제작 중이다.

이 회사는 크레인을 수주·제작하면서 거제 등 조선소에서 구조조정 당한 수백 명 노동자를 고용하기도 했다.

삼우이엔지에 따르면 밀양시에 본사를 둔 ㈜상상인선박기계(옛 한중선박기계)는 지난 1월 싱가포르 주롱조선소로부터 크레인 2기를 1억 달러(1000억 원)에 수주했다.

이 크레인 2기 몸통 부분을 삼우이엔지가 제작하는 것이다.

상상인선박기계는 기계적이고 기술적인 부분은 EK중공업에 발주해 인근 고성군에서 제작하게 했고, 크레인 몸통인 다리 부분과 위쪽 가로 지지대 등 외관부분은 삼우이엔지에 제작을 맡겼다.

크레인 규모는 아파트 한 층 높이를 2.5m로 봤을 때 50층 정도인 125m이고, 길이는 작은 축구장 2개 길이에 해당하는 181m이다.

거제시 연초면 오비산단 입주 기업 삼우이엔지 사업장에서 노동자들이 세계 최대 크레인을 제작하고 있다. 이들은 사진에 보이는 크레인(400t급)보다 무려 40배 정도 더 큰 초대형 크레인을 제작하고 있다. /허동정 기자

제작 중인 크레인 2기는 대당 7500t, 2대가 1만 5000t을 들고 최대 3만t에 달하는 선박블록이나 해양플랜트 모듈을 들어 이동시킬 수 있다.

이 크레인은 국내 최대인 현대중공업 1650t 골리앗 크레인보다 10배 이상 크고, 현존 세계 최대인 중국 조선소 1만 1000t급보다 훨씬 커, 제작 완료와 함께 기네스북 등재가 가능하리란 전망이다.

모양은 ㅅ자 형 다리 2개를 가진 구조다. 흔히 거제·통영·고성·창원 등 조선소에서 보는 ㅅ자형 골리앗 크레인과 비슷한 모양으로 그 크기가 엄청나다는 것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크레인은 거제에서 만든 블록 등을 통영 spp조선소 야드로 옮겨 조립하게 돼 완성체는 올 연말께 통영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계약을 하고 제조에 들어간 크레인은 8월 현재 공정 60%를 보이고 있다.

회사는 내년 1월 말까지 제작을 완료하고 2만 5000t급 선박을 이용해 2월 인도 후 6월부터는 싱가포르 현지 조선소에서 선박 제조에 활용할 예정이다.

한편 삼우이엔지는 이번 크레인을 수주하고 제조하면서 지역민 수백 명을 고용하기도 했다.

새로 일자리를 찾은 이들은 거제·통영 조선소에서 구조조정 되거나 떠났던 노동자였다.

삼우이엔지는 이와 함께 현재 제작 중인 것과 같은 크기와 종류의 크레인을 브라질에서도 수주해 최소 3년 이상 작업 물량을 확보했다.

삼우이엔지 최영호(62) 부사장은 "삼우는 조선 경기 침체와 회사의 어려움으로 한전이 전기 공급을 끊었던 회사였다"며 "이번 수주를 계기로 거제에 310명, 통영에 60명 정도를 포함해 370명 정도를 고용했다. 브라질에서 같은 종류와 크기 크레인 2기를 더 수주해 앞으로 3~5년 일감을 확보했다. 지금 노동자들은 80도가 넘는 철판 위에서 휴일도 없이 밤낮으로 일하고 있다. 우리가 거제지역 희망의 불씨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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