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양식장 어류 폐사 3년 만에 적조로 피해
낙동강 창녕함안보 남조류 역대 최대치

통영 양식장 어류 폐사 3년 만에 적조로 피해

통영시 연안에서 올해 처음으로 적조에 따른 어류 폐사가 발생했다. 적조로 말미암은 양식장 어류 폐사 피해는 3년 만이다.

통영시에 따르면 산양읍 연명마을 앞 가두리 양식장에서 지난 3일 말쥐치 2만여 마리가 폐사해 6500만여 원의 피해를 봤다. 국립수산과학원이 폐사 원인을 분석한 결과 적조 때문으로 최종 확인했다.

이어 지난 6일에도 인근 궁항마을 한 양식장에서 말쥐치 5000여 마리가 폐사해 1700만 원어치 피해를 봤는데, 이 역시 적조가 원인으로 확인됐다. 양식 중인 말쥐치의 잇단 폐사는 쥐치가 적조에 취약한 어종이기 때문이다. 유해 적조 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은 점액성 물질로 물고기 아가미에 달라붙어 질식사를 유발한다. 경남 해역에서는 지난달 31일 ㎖당 최고 700개체 코클로디니움이 발견돼 적조주의보가 발령됐다. 현재 적조주의보는 전남 고흥군 봉래면 염포 종단~경남 거제시 지심도 종단까지 내려져 있다.

수산과학원은 적조가 이번 주까지 소강상태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제14호 태풍 '야기'와 밀물이 가장 높을 때인 대조기 영향으로 다음 주 초에는 적조 재발생 가능성도 전망하고 있다. 경남 해역에 고수온 여파로 적조가 소강상태를 보이지만 앞으로 적조가 확산하면 통영 등 남해안 지역에서 대규모 어류 집단 폐사가 우려돼 어민들이 긴장하고 있다. 경남 앞바다에서 적조로 양식어류가 집단 폐사한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2016·2017년엔 적조 피해가 없었으며, 고수온 피해는 있었다.

경남도에 따르면 12일 현재 도내 양식장 37곳에서 23만 5000여 마리 양식어류 폐사 신고가 접수됐다. 적조나 고수온 같은 외부 요인에 따른 피해인지 정확한 폐사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도는 지난달 31일 도내 전 해역에 적조주의보가 내려짐에 따라 황토 뿌리기 등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 또 고수온 경보가 장기간 유지됨에 따라 대책반장을 어업진흥과장에서 해양수산국장으로 격상해 대처하고 있다.

통영시 관계자는 "양식장 물고기들이 오랫동안 폭염에 따른 고수온에 노출되면서 활동성이 약화해 저밀도 적조에도 집단 폐사로 나타날 수 있다"면서 "고수온에 의한 피해 신고도 잇따라 앞으로 피해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2일 오후 낙동강 창녕함안보 상류 부근 강물이 녹색으로 변해 있다. 녹조가 가득한 녹색 낙동강과 창녕함안보 자전거길을 따라 평화롭게 달려가고 있는 모습이 대조적이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낙동강 창녕함안보 남조류 역대 최대치

낙동강 창녕함안보 지점 남조류 세포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녹조가 심각하게 퍼지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지난 6일 창녕함안보 상류 500m 지점 표층의 남조류 세포 수가 71만 5993개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5년 8월 17일 남조류 세포 수 55만 6740개를 넘어서는 역대 최대치다.

낙동강청 관계자는 "6일 하천 상류 왼쪽과 중간, 오른쪽 등을 3등분해 확인한 결과 표층물 남조류 세포 수가 71만 개를 넘어서기는 했지만 9일 재차 확인했을 때는 55만 개로 크게 줄기도 했다"면서 "당장 수문을 개방하면 농업용수를 조달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식수원 조달에 문제가 없도록 취수장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표층의 남조류 세포 수를 측정하는 방식은 조류경보제가 아닌 조류예보제다. 때문에 낙동강청은 공식화하는 수치보다는 녹조 문제를 참고하는 수치로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10일 기준으로 낙동강 강정고령·창녕함안·영천호·칠곡·운문호·안계호 등에 조류경보가 발령 중이다.

조류경보제로 봐도 함안보 남조류 세포 수도 심각한 상태다. 지난 6일 측정한 결과 12만 999개, 9일에는 5만 9489개를 기록했다. 이런 수치가 계속 이어지면서 조류경보제 '경계'단계는 지난달 30일 발령 이후 13일째 계속되고 있다. 구미보, 칠곡보를 제외한 함안보를 비롯해 6개 보에서 '경계' 기준 이상이어서 낙동강 전역에 녹조가 창궐했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세포 수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이맘때 함안보 남조류 세포 수는 3만~4만 개였다. 지난해 8월 7일 4만 4505개를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으로 보면 약 3배나 녹조 농도가 짙어진 것이다.

식수로 이용하는 취수장 인근 낙동강물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취수장 측은 입구에 녹조를 밖으로 밀어내는 '로스터'(rostor)를 가동하고 있다. 낙동강청은 녹조가 심해지자 관찰 횟수를 주 1회에서 2회로 늘려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환경단체는 근본적인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해 수문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낙동강 네트워크는 수질 개선을 위해 보 수문 즉각 개방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환경부에 전달하기도 했지만 아직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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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낙동강 창녕함안보 상류 부근 강물이 녹색으로 변해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더불어민주당 서형수(양산 을) 국회의원은 지난 10일 낙동강 녹조 발생으로 말미암은 양산지역 식수원 안전성을 점검하고자 원동·물금취수장, 신도시 정수장을 방문했다. 서 의원은 "올해 정부가 폭염을 자연재난으로 규정해 관리하는 것처럼 시민의 기본권리인 식수 문제인 만큼 '녹조' 역시 재난으로 지정해 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환경부가 방안을 마련하라"고 신직수 낙동강청장에게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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