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3연패"강 "첫 메달"도전

2010년부터 9년 연속 태권도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아시안게임 3연패에 도전하는 이대훈(26·대전시체육회). 생애 처음 시니어 국가대표로 뽑혀 첫 번째 아시안게임 무대를 기다리는 강보라(18·성주여고).

한국 태권도의 현재와 미래를 상징하는 두 선수가 8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태권도 선수단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겨루기 국가대표 10명 중 맨 앞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63㎏급에서 금메달을 딴 이대훈은 올해 아시안게임에서는 남자 68㎏급에 출전해 3회 연속 '금빛 발차기'에 도전한다.

주니어 무대에서는 마땅한 적수를 찾지 못하던 강보라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소희(한국가스공사), 2017년 무주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심재영(고양시청) 등이 버틴 여자 49㎏급에서 당당히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태권도계에서는 기대주 강보라를 이대훈에게 견줘 '여자 이대훈'이라고 부른다. 기량뿐만 아니라 근성, 성실성 등 둘은 닮은 구석도 많다. 이대훈도 "무척 독하고 막내지만 열심히 한다. 운동능력도 뛰어나다. 여자 선수지만 순발력은 나보다도 나은 것 같다"면서 강보라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강보라의 롤모델은 이대훈이다. '좋아하는 아이돌은 없다'는 강보라도 이대훈 이야기만 나오면 수줍게 웃는다. 이대훈은 강보라가 자신을 롤 모델로 삼는 데 대해서는 "나도 배울 게 많은데 나에게 배우려고 하는 것을 보면 고맙다"고 했다. 하지만 강보라에게 미안한 구석도 있다. '여자 이대훈'이라고 불리는 것 때문이다.

이대훈은 "그냥 강보라로 봐주시면 좋을 텐데…"라면서 "저를 뛰어넘을 선수일 수도 있는데 저 때문에 그 자리에 머무를까 봐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강보라는 '여자 이대훈'이나 '제2의 누구누구'가 아니고, 저보다도 더 성장할 수 있게끔 좋은 수식어가 나올 거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남들은 한 번 나가 하나의 메달을 따기도 힘든 아시안게임에서 이대훈은 대회 3회 연속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선수층이 두꺼운 우리나라 태권도 선수로서는 더욱 위대한 도전이다. 이미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는 남자 68㎏급에 출전하고 있는 이대훈은 "한 체급을 올려 도전하기 때문에 예전보다는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한다"면서 "자칫하면 질 수도 있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1등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면서 "자만하지 않고 한 경기 한 경기 신중하게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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