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된 이상고온 대비책 세워야

연일 무더위 사상 최고기록 경신이라는 기사는 이제 일상이 됐다. 우리 사회는 서서히 그런 현상에 둔감해지는 것 같다.

하지만 107만 명이 모여 사는 대도시 창원은 유감스럽게도 더위를 피해서 움직일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인 지하철이 없고 지하보행도로가 발달하지 않아서 폭염에 속수무책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폭염현상이 올해로 그치질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 이상기온이 이젠 일상화된다면 우리가 사는 도시공동체는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준비를 해야 한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계층은 폭염을 피해 이동할 때 좀 더 크고 좋은 자동차를 타고, 집이나 사무실에서는 더 큰 에어컨을 구입해서 기름값과 전기료에 관계없이 빵빵하게 틀면 그만이다. 아니 전기료가 걱정된다면 이 좋은 태양열을 이용해 돈을 들여서 옥상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면 된다.

인류역사를 살펴보면 위기가 왔을 때는 가진 자와 있는 자는 별 피해가 없다. 결국 어려워지는 분들은 소위 말해서 하루하루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도시공동체에 살고 있다. 활동하고 움직여야 돈을 벌 수 있고 그렇게 해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면 도시를 운영하는 분들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냥 폭염을 바라보고 있어야만 할 것인가? 그건 공동체에 대한 직무유기이다. 고민을 해야 하고 선진 외국 사례를 살펴보아야 하고 움직여야 한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기후가 지중해성 기후와 유사해져 가고 있다. 남해안에서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로부터 "열대과일인 용과를 심어야겠다. 사과를 재배하려면 점점 북쪽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했다. 이러한 신호를 우리는 귀찮아서 무시한 줄 모르겠다.

살기 위해서라도 도심에 통로를 조성해야 한다. 특히 경남의 도시들처럼 지하공간을 이용하는 운행시설이 없는 도시에서는 더위를 피해 다닐 수 있는 도시의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 녹지축을 조성하자.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많은 나무가 있다. 하지만 정작 이동에 편리한 진정한 가로숫길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나무들을 재배치해 도시민 이동통로를 만들고 그러한 통로를 통해서 도시민이 이동한다면 그나마 더위를 피해서 도심의 활력을 얻을 수가 있다. 그리고 군데군데 쉼터를 조성하고 간이 분수를 만들면 그래도 무더위 속에서라도 우린 움직일 수 있다. 4차로 도로를 2차로로 줄이고 녹지축을 만들면 사람들이 다닐 것이고 상권이 활성화될 수 있다.

우리와 비슷한 기후인 스페인 주요도시를 가보면 녹지축이 훌륭하게 조성돼 있다. 창원은 어떠한가. 계획도시답게 우수한 조경으로 나무는 아주 많다. 하지만 정작 밖으로 나가려면 뜨거워서 마치 광야의 고행 길을 가야할 처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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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이 늘어서서 그늘진 보행통로를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먼저 창원중앙역과 경남도청, 그리고 도의회를 연결하는 녹지축을 만들고 점차 창원시청을 향하면서 관공서들을 잇는 녹지보행통로를 만들자. 통로들은 군데군데 자리 잡은 도심공원으로 연결될 것이다. 도심공원들은 보행자들의 교류와 만남의 장으로 탈바꿈하면서 자연스럽게 창원시청 광장의 활용방안도 나올 것이다.

이러한 순환은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어 상권을 활성화하는 긍정적 효과도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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