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시설 이용자 적은 평일 시료 검사
민간 아파트는 규제 대상 제외 '사각지대'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도심 속 바닥분수 등 어린이 물놀이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나 최근에 지은 아파트가 운영하는 물놀이 시설 수질관리는 제대로 되고 있을까.

한여은(36·창원시 대원동) 씨는 "더운 날 바닥분수는 아이들이 가장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다.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면 부모로서는 즐겁다"면서도 "아파트뿐 아니라 창원시가 관리·운영하는 수경시설도 안전한 놀이터가 될 수 있는 수질검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방자치단체 물놀이터 수질검사가 주말보다 이용객이 상대적으로 적은 평일에만 이뤄지고 있어 검사결과 신뢰도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민간아파트 물놀이 시설은 수질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환경부 물놀이형 수경시설 수질관리 지침에 따르면 일주일에 한 번 저류조를 청소하고 15일에 1회 이상 수질검사를 해야 한다. 또 검사시료는 가급적 이용객이 많은 날 채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창원시에 확인한 결과, 7월을 기준으로 도심 속 물놀이터 수질검사는 모두 평일에 진행됐다.

창원시가 관리하는 '공원 녹지 내 수경시설과 수질검사' 현황을 보면 성산구 5개, 의창구 3개, 마산회원구 4개, 마산합포구 2개, 진해구 2개 등 총 16개 바닥분수가 운영 중이다. 이들 모두는 수질검사 결과 모두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수질검사는 모두 평일에만 이뤄졌다.

창원시 성산구 가음정동 창원기업사랑공원 안전물놀이터 전경. /경남도민일보 DB

환경부가 이용객이 많은 날 채수를 명시한 이유는 유리잔류염소 소모 속도 탓이다. 환경부는 수질 기준 항목 중 유리잔류염소가 이용객이 많을 때 빨리 소모되고, 탁도 역시 차이가 커 이용객이 많은 날 채수를 할 것을 권한 것이다.

평일 검사를 하는 이유는 창원시 상수도사업소 수질연구센터가 주말에 쉬기 때문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주말에 수질연구센터가 쉰다. 시료를 떠도 맡길 방도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수질연구센터 수질검사팀은 "주말에 검사팀이 쉬어도 구청에서 일요일 오후에 채수 후 냉장보관 한 물을 월요일에 가져다주면 검사시료가 가능하다"고 했고, 창원시 관계자 역시 "8월부터는 각 구청에서 일요일 시료를 떠 월요일 아침에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

민간 아파트에 설치된 수경시설 관리에도 구멍이 뚫려 있다. 민간 아파트는 환경부 규제 밖에 있어 정확한 수질점검을 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물놀이형 수경시설 제도 도입 시 민간 아파트 등 민간시설에 대해 법적 대상 편입 여부를 논의했지만 과도한 규제라는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지난 2월 국회에서는 공공시설뿐 아니라 아파트에 설치된 바닥분수에 대해서도 수질검사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됐지만 통과가 미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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