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성산구청 구성 합의
내주 의제·역할 등 첫 회의

마산항 4부두 기름 유출 사고를 일으킨 GS칼텍스 창원물류센터의 유류저장시설 터도 오염된 가운데 토양 정화 등을 위한 '민관협의회' 구성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창원시 성산구청이 GS칼텍스 창원물류센터(이하 GS칼텍스)로부터 제출받은 '토양정밀조사보고서'에 따르면 GS칼텍스 터 3만 5000㎡ 중 토양오염물질인 TPH(석유계 총 탄화수소)에 오염된 면적이 2800㎡에 이른다. TPH 수치가 평균 3093㎎/㎏으로 기준치(2000㎎/㎏)를 1.5배 초과했다. 최대 9만 3575㎎/㎏까지 검출된 곳도 있다.

이에 성산구청은 GS칼텍스에 토양정화명령을 내렸으며,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이 참여하는 민관협의회를 꾸리기로 의견을 모았다. 성산구청·GS칼텍스·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내주에 의제, 참여 인원, 역할 등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할 계획이다.

성산구청 담당자는 "환경단체의 요청으로 GS칼텍스에 협의회 참여를 제안하니 수락했다"며 "세부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 첫 회의 때 토양 정화와 관련된 논의가 구체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백명기 GS칼텍스 창원물류센터장은 "터 오염과 관련해 현재 토양정화팀에서 여러 공법을 검토하고 있다. 민관협의회에도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당시 오염된 하천에서 이뤄지는 방제작업과 관련해 환경단체와 GS칼텍스 간 마찰이 커지고 있다. 환경단체는 GS칼텍스가 지난 6일 적현천 하류 지점에서 곡괭이로 토사를 판 데 이어 8일에는 발로 휘젓는 행위를 했다며 합의 사항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이 지점은 오염도를 조사하기 위해 시료를 채취하려던 곳이다.

이보경 마창진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부장은 "오염된 토사가 마산만 쪽으로 흘러가는 것을 봤다. 바다 오염을 심화시키는 것"이라면서 "오염도를 조사한 후 대책을 세우기 위해 조사해야 할 흙인데 곡괭이로 파고 발로 휘젓는 것은 교란하는 행위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에 백 센터장은 "6일에는 퇴적물 속에 있던 기름기를 갈고리로 올려 흡착포로 제거하는 작업을 했으며, 8일에는 흡착포로도 제거되지 않는 기름띠를 빗자루로 모아 없애고 있었다"며 "조사 지점을 정확히 정한 게 아니었다. 다시 정하면 된다. 추가적으로 방제작업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사를 하려는 목적이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면 조사 지점은 언제라도 다시 정할 수 있다. 퇴적물 제거와 병행하는 것이 가장 빨리 정화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은 마산만 보전에 힘을 쏟아야 하는데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성산구청 관계자는 "토양검사를 할 것인지 하천 퇴적물 오염평가를 받을 것인지 양측의 시각차가 있다"며 "조사 결과를 놓고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법적 기준이 없는 등 복잡한 부분이 있는데 다음주 초 삼자가 모여 의견을 조율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