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업 이 제품]나무엔 기술교육 브랜드 '엔씨드'
난해한 원천기술 '쉽게' 전달
이론부터 제품 제작까지 지원
"교육자 위한 교육 최종 목표
재밌는 기술학교 만들고파"

최근 4차 산업혁명 물결을 타고 3D프린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전문업체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3D프린팅은 필요한 재료와 설계도면만 있으면 프린터를 이용해 원하는 제품을 척척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메이커(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제품·서비스를 스스로 창작·개발하는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이다. 정부에서도 오는 2022년까지 총 350여 개소 한국형 메이커 스페이스를 구축할 계획을 세우고 올해 '메이커 스페이스' 구축사업을 시작했다. 3D프린팅이 일상 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에 편승해 각종 교육기관에서 개설한 3D프린팅 교육과정에도 수강생들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강의가 겉핥기식 교육에 그쳐 실제 수강생에게 도움이 될는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기술 개발자들이 직접 3D프린팅 교육에 나선 기업이 있어 주목된다. 시제품 제작·제품 개발 전문기업 '나무엔'이다.

나무엔 이지혜(34) 대표는 "3D프린팅이 '핫'하다 보니 유행처럼 하는 교육이 많다. 재미는 있지만 알맹이가 빠져 아쉬웠다. 그래서 기술자인 우리가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내놓은 결과물이 기술교육 브랜드 '엔씨드'다.

이지혜 나무엔 대표가 3D프린팅 강의를 하고 있다. /나무엔

대학에서 기계설계를 전공한 이 대표는 개인 사업을 하고 싶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창업을 준비했다. 첫 아이템은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기였다. 하지만 아이템의 규모가 창업 기업에는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 교육용 제품으로 방향을 틀었다. 2016년 사업화 단계에 들어가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진행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 7기에 선정되면서 '나무엔'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나무엔은 3D프린팅을 이용해 시제품을 제작하고 제품을 개발하는 업체다.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제품을 의뢰하면 3D스캐닝→모델링→3D프린팅→후가공 단계를 거쳐 시제품을 완성해준다.

앞서 언급했던 대로 이 대표는 우후죽순 생겨나는 3D프린팅 교육에 대한 아쉬움을 해소하고자 기술교육 브랜드 '엔씨드'도 함께 내놨다. 이 대표는 "현재 직원이 7명 있는데 50% 이상이 엔지니어다. 하드웨어, 기계, 기구 등 전문기술을 재미있게 풀어보려는 기술 개발자들의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어떻게 하면 난해한 3D프린팅 원천기술에 일반인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했다. 생활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부터 하자는 생각에 인물 캐릭터를 3D프린팅으로 스텐실을 제작해 나눠주기도 했다.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했다.

엔씨드에서 진행한 3D프린팅 교육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실습을 하고 있다. /나무엔

엔씨드는 '세상에 없던, 그러나 세상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교육을 만들어 간다'는 기치 아래 초등학생부터 일반 기업 직원까지 폭넓은 계층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교육 연계 서비스 △교보재 개발 △3D 형상 제작 교육 △STEAM교육(융합인재교육) △강사 양성 교육 △창업자 인큐베이팅 교육 △전공 심화 교육 △종합 체험 프로그램 등 이론 단계부터 실제 제품 제작까지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대표는 "현재는 교육 개발 단계라 대상을 파악하고자 일부러 직접 강의를 하고 있지만 우리가 직접 교육을 하겠다는 게 아니다. 교육자들에게 어떤 걸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교육자를 대상으로 강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재미있는 기술학교를 설립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이지혜 나무엔 대표. /나무엔

나무엔은 경기도 안산시에 자리 잡고 있지만 서울, 부산, 창원 등 전국 각지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대표는 창원과도 인연이 깊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던 3년 전 LG전자 직원 대상 캐드 강의를 하러 창원에 왔다가 캐드교육 리모델링 사업에 참여하면서 1년간 창원에서 살았다. 이런 인연으로 올해 초에는 과학창의재단에서 지원하는 4차 산업혁명 교육 분과에 강의를 하러 오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역도 서울 못지않게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교육열기가 높다. 활동 영역을 수도권에 국한하지 않은 이유"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창업하면서 세운 목표는 기술학교 설립이다. "먹고살 수 있는 기술을 배우되,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학교를 세우고 싶다. 하지만 학교를 설립할 만큼 돈을 벌 자신은 없다. 대신 성과를 내보이고 투자를 받아 설립할 계획이다. 지금 하는 사업은 성과를 내는 것이 목적이다. 내가 꿈꾸는 기술교육단체를 꾸리기 위해서 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엔씨드는 마중물이다. 나무엔의 나무는 기술, 엔씨드의 씨드(씨앗)는 기술을 꽃 피울 교육을 뜻한다. 이 대표는 "엔씨드는 기술학교의 출발점"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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