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도시계획위, 주민 의견 수렴 등 조건부 개발 허가
군민 "군 대표하는 명소…소음·환경 피해 우려도"

남해군 망운산 정상에 들어설 풍력발전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동안 사업 추진을 반대해 왔던 지역 군민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남해군에 따르면 ㈜남해파워가 추진하는 풍력발전사업이 경남도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지난달 23일 최종 개발행위 허가가 났다. 다만, 도 도시계획위는 허가를 의결하면서 남해파워에 몇 가지 조건을 걸었다.

조건부 승인 내용은 △공사 시작 전 주민공청회를 열어 주민 의견을 수렴 △우선 1기를 설치한 다음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그 결과에 따른 대처 방안을 수립한 후 나머지 발전기 시공 △공사 착수일로부터 사업개시를 신고한 이후 3년이 되는 날까지 한국산지보전협회의 현장점검에 따라 확인된 문제점 대책 수립해 반영 △허가일로부터 20년간(애초 10년, 1회 기간연장 10년) 설치와 운영을 완료한 후 원상복구 △개발사업에 따른 지역발전 환원 협의 등이다.

착공에 앞서 행정절차가 여전히 남아 있다. 경남도 토석채취산지관리위원회 심의가 이번 달 31일 열릴 예정이고, 시행사는 건축허가와 배전시설 건축신고도 해야 한다.

남해군 주산인 망운산에 추진되는 풍력발전사업 조감도. /남해군

이와 관련해 남해군은 지난달 말 시행사 측에 주민공청회에 따른 일정과 세부 계획서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뒤늦게 허가 사실을 알게 된 지역 군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남해읍 이장단과 지역 산악회 중심으로 남해군의 허가 취소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등 반대 운동에 나설 태세다.

이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남해군 주봉이 망운산인 데다가 소음이나 환경 피해 등을 우려해서다.

남해읍에 사는 한 주민(59)은 "매스컴을 통해 풍력발전과 관련해서 소식을 접하지만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강한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망운산은 남해를 대표하는 산이면서 지역민들의 상징 같은 명소다. 이런 곳에 풍력발전소를 설치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풍력발전시설은 남해군 서면 노구리 산 99-2번지 일대인 망운산 정상 7만 6418㎡ 터에 설치된다. 발전기는 높이 8973m, 블레이드 크기 548m로 1기당 3㎿급인 9기(총 27㎿)가 들어선다. 애초 시행사는 13기를 신청했으나 남해군의 사업 심의 과정에서 9기로 사업이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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