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건설노동현장 감독 동행
고용부 창원지청 쉼터보완 지적

땡볕에서 일하는 건설현장 노동자에게 '물, 그늘, 휴식'이 제대로 제공되고 있나.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은 폭염 속에서 일하는 건설 노동자의 노동 환경에 대한 기획 감독을 하고 있다. 감독반은 7일 창원 동읍∼김해 한림 국도 건설 현장을 찾았다. 김해시 진영읍 진영리에서 시작해 김해시 한림면 퇴래리까지 7.29㎞를 잇는 공사 현장이다.

이날 오전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현장 사무실에서부터 공사 마지막 구간인 김해시 한림면까지 1시간 30여 분간 동행취재했다. 전날 소나기가 내려 불볕더위는 조금 누그러졌지만 습도가 높아 일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함바집'은 한산했다. 내부에는 제빙기 3대와 식염 포도당이 놓여 있다. 제빙기에 든 얼음을 작업 현장으로 가져가서 열을 식힌다고 했다. 식염 포도당은 탈수 방지를 위해 노동자들이 먹을 수 있게 준비해둔 것이다.

첫 번째 도착지점은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가산1교 교각. 뼈대를 세우고 작업자 서너 명이 지하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작업을 하고 있었다. 상부에 그늘막과 지하 구간에 노란색 환풍기가 더위를 쫓아줄 유일한 수단이었다. 그늘막으로 햇볕을 다 가리진 못했다.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산재예방지도과 근로감독관들이 7일 오전 창원시 동읍~김해 한림 국도 건설공사 더위 작업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진영읍 설창천교 하부 철근 작업장에는 노동자가 한 명도 없었다. 더위 탓에 휴가를 갔다고 했다. 사업장 전체 구간에서 보통 하루 70여 명이 일했지만, 폭염 때문에 20여 명만 현장을 지키고 있다.

종점인 김해시 한림면 퇴래리 산 구간도 찾았다. 산에 콘크리트 배수관을 설치하기 위한 타설 작업을 하는 구간이었다. 누렇게 깎인 산 중턱에 작업자 2명이 검은색 그늘막 아래서 쉬고 있었다.

3개월간 일해온 조모(58) 씨는 "너무 더워서 30분 일하고 10분 정도 쉬고 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한다. 지난주는 너무 더워서 이틀 휴가를 다녀왔다. 아침저녁으로 식염정을 한 알씩 먹고, 큰 페트병 하나는 거뜬히 마시고 있다"고 말했다.

작업자들은 무더위에도 긴소매에 얼굴까지 덮는 목수건을 둘렀다. 김모(52) 씨는 "전체를 다 가려야 햇볕에 몸이 따갑지 않게 오래 일할 수 있다. 안전모 쓰고 얼굴까지 다 가리는 목수건을 하고 일하는 게 훨씬 편하다"고 했다. 그늘막 아래 아이스박스 두 통에 든 음료는 시원했다.

마지막 점검 현장인 설창천교 하부 콘크리트 빔 제작장. 이곳도 작업자 절반이 휴가를 갔다. 포클레인 작업자 등 몇몇이 분주히 움직였다. '근로자 쉼터'라고 이름을 붙여두고 의자 몇 개가 놓인 천막 휴식시설도 보였다.

박성일 창원지청 산재예방지도과 감독관은 "아파트 공사 현장과 도로 공사 현장은 차이가 좀 있다. 아파트에는 300∼400명이 한꺼번에 일하기도 하지만, 도로 공사는 장비 작업이 많아서 보통 전체 구간에 70∼80명이 일한다. 전기 설비를 이용하기도 쉽지 않은 현장 특수성이 있다. 공사 현장에 물, 그늘, 휴식 공간이 적절히 제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감독관들은 열사병 예방 기획 감독 점검표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책자를 꼼꼼히 살펴서 항목별로 체크했다.

이어 열사병 등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홍보 게시물을 더 크게 게시하고, 휴게 쉼터에 의자를 더 배치할 것을 지적했다.

창원지청은 열사병 예방을 위해 26개 업체를 점검했고, 32곳 업체에 공문을 보내 자체 점검을 주문했다. 특히 위법 사항을 적발해 사법조치하는 기획 감독을 10곳에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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