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속에서 터지는 이국의 향취, 개성 강하고 다채로운 맛 인기
기후변화 따라 경남서도 재배, 보다 저렴해진 아보카도 '열풍'
음료·샐러드 등 다양하게 즐겨

온열대(가명·32) 씨는 여름을 맞아 본격적인 근력 운동에 돌입했다. 복부에 쌓인 지방을 본체만체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서다.

오전에 헬스장에서 근력 운동을 하고 개인 사무실로 가는 길에 샌드위치 전문점에 들른다. "아보카도 샐러드 하나 주세요." 포장한 아보카도 샐러드를 들고 마지막으로 들르는 곳은 사무실 근처 커피숍. "저 아보카도 주스 하나 부탁할게요."

최근 열대 과일 아보카도를 심심찮게 목격한다. 아보카도는 멕시코, 스페인 등이 원산지인 과일이다. 원산지에서는 아보카도로 만드는 소스 '과카몰리'를 즐겨 먹는다.

한 커피 전문점에서 내놓은 아보카도 음료./최환석 기자

얼마 전까지도 멕시코 음식을 다루는 국내 식당에서 제대로 된 과카몰리를 만나기 어려웠다. 어렵게 잘 다루는 곳을 찾으면 가격이 다소 비싸 즐겨 먹기엔 한계가 있었다. 구하기도 어려운 데다 아보카도 공급가가 높게 형성돼서다. 요즘은 10개에 1만 원 내외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아보카도를 먹을 수 있다. 과카몰리뿐만 아니라, 음료나 샐러드로 쉽게 즐기는 추세다.

아보카도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수입량도 크게 늘었다. 지난 2010년 457t에서 지난 2016년 2915t까지 늘었다. 세계 최대 시장 하나인 중국에서도 최근 아보카도 수입이 크게 늘었다.

최근 세계적인 커피 체인인 스타벅스에서도 소비자 수요에 맞춰 아보카도를 활용한 메뉴 '아보카도 블렌디드'를 내놨다. 아보카도 과육, 코코넛 밀크, 요구르트가 들어가 부드러우면서 고소한 맛을 낸다. 아보카도 식감은 치즈 덩어리를 씹는 것과 비슷했다. 포만감을 높여 식사 대용으로도 충분했다. 스타벅스 이외 다른 음료 전문 브랜드에서도 아보카도를 활용한 메뉴를 연달아 내놓는다.

사실 아보카도 맛은 호불호가 다소 갈린다. 과일은 모름지기 달콤하거나 상큼해야 한다는 인식이라면 아보카도와 친해지기 어렵겠다. 반대로 특유의 맛과 식감에 반한 이들은 음료나 식사 대용으로 어렵지 않게 아보카도를 섭취한다. 아보카도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낸다. 그나마 비슷한 걸 찾는다면 밤이나 잣에 가깝다고 봐야겠다.

아보카도만 먹기 다소 심심하다면, 스타벅스 음료처럼 달고 상큼한 맛을 내는 것과 섞어 먹는 방법도 있다. 샐러드에 아보카도를 곁들이면 아삭하는 식감과 부드러운 식감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아보카도와 커피의 궁합도 나름 독특한 맛을 낸다. 더 나아가서는 명란젓과 함께 아보카도를 넣어 비빔밥을 해먹기도 한다.

온열대 씨처럼 운동을 하면서 아보카도로 배를 채우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 아보카도는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꽤 높은 음식 중 하나다. 지방이 많은 데도 이처럼 즐기는 사람이 많은 까닭은 아보카도는 포만감을 높이고 식욕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운동과 함께 적당히 아보카도를 섭취하면 체중을 감량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근 아보카도와 관련한 논쟁거리가 하나 등장했다. 다른 과일보다 아보카도를 기르는 데 드는 물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까닭에 '환경파괴범'이라는 딱지까지 붙은 상황. 세계적으로 아보카도 열풍이 드센 만큼 물 소비도 늘어나는 셈.

아보카도가 돈이 되는 까닭에 멕시코에서는 농지 개간이 늘어 산림 파괴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아보카도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쌀, 소고기, 돼지고기를 얻는 데 드는 물도 만만치 않다는 주장. 아보카도는 많은 환경파괴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애플망고./경남도민일보 DB

한편, 기후 변화로 국내에서 직접 열대 과일을 재배하는 농가가 증가하고 있다. 애플망고는 함안·통영 등 경남지역에서 심심찮게 재배하고 있다.

함안군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자 농촌진흥청과 경남도농업기술원으로부터 2억 예산을 받아 함안애플망고작목반 회원을 대상으로 아열대 소득 과수 도입과 외국 도입 작목 2개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함안애플망고작목반 회원 네 개 농가를 구성, 현재 가야읍·법수면 일원 1만 3218㎡ 규모로 애플망고를 재배하고 있다. 애플망고를 본격적으로 수확, 출하한 농가가 나타났고, 나머지 농가는 오는 2020년 수확을 예정한 상황이다. 변화에 발맞춘 새로운 소득원에 농가의 관심뿐만 아니라 소비자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하동·산청에서는 상업용 바나나 재배에 성공한 농가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거제 등지에서 용과도 기르고 있다. 이미 지난 2008년부터 농촌진흥청은 아열대 작물 50종을 연구해 망고·패션프루트·용과·파파야 등 한국 환경에 맞는 20종을 뽑은 바 있다. 한국은 2020년 즈음 경지 면적 10%가량이, 2080년에는 62%가량이 아열대 기후에 속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머지않아 국내에서 재배한 열대 과일로 식탁을 가득 채울 듯하다.

용과./경남도민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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