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치를 2022학년도 대학 입학전형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정시전형의 비중이 현행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정시 확대를 하면 사교육 시장을 키우고, 교육이 암기·문제풀이에 집중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또 학습 환경과 성장 배경, 재능, 개성이 다양한 학생을 똑같은 기준으로 점수로 줄을 세운다는 회귀라는 비판도 거세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위원회가 지난 3일 대입 시나리오 4가지 중에서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 상대평가를 유지하고, 정시모집 비율을 45% 이상으로 확대하는 '1안'이 52.5%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2022학년도 대학 입학전형에서 수능 위주 정시전형의 비중이 현행보다 높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이다. 수능 평가방식은 단계적으로 절대평가 과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안은 수시·정시모집 비율을 대학 자율에 맡기고 절대평가를 수능 전 과목으로 확대하자는 '2안' 48.1%와 비교해 4.4%p 차이에 불과해 다수 의견이라고 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공론화 과정에서 수능전형 확대와 축소를 불러올 수 있는 두 상반된 시나리오가 오차범위 내 1, 2위를 기록한 만큼 명확한 결론은 국가교육회의 대입특위가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교육현장에서는 꾸준히 학생종합기록부를 통해 학교 교육 변화와 성장을 유도해왔다. 그런데 당장 정시 비율이 확대되면 수능만을 준비하고자 교육과정이 무너졌던 과거로 돌아가게 될 수 있다. 5지 선다형 찍기가 우리 교육에 역기능을 가져왔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사실이다. 그래서 학생기록부를 반영하는 전형으로 내신과 수상, 자격증, 진로, 창의적 체험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학교 교육이 변화해 왔다. 미래교육을 위해 진행된 행복학교(혁신학교)·고교학점제·고교 내신 성취평가제 등으로 학종은 수도권과 지역 등 차별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전형이다. 혹 학종이 금수저·깜깜이 전형이라는 비판이 있다면 보완점을 찾을 일이지, 학종을 뿌리째 흔드는 것은 미래교육에 역행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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