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규제 강화 영향
전년동기비 수주 45% 급감
업계 "선가 상승 가시화"
이달부터 발주 확대 낙관

올해 상반기 국내 중형조선사 수주액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45%나 급감하는 등 중형조선사 어려움이 여전했다. 같은 기간 세계 중형 선박 발주량도 지난해 동기보다 27.9% 줄어 시장 상황 회복은 예상보다 더뎠다. 이런 상황인데도 중형조선업계는 올 하반기에 긍정적인 요소가 더 많다며 지나친 우려를 경계해 주목된다.

최근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이 펴낸 '중형조선사 2018년도 상반기와 2분기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중형 선박 발주량은 327만CGT로 지난해 동기보다 27.9% 줄었다. 올해 상반기 신조선 시장에서 중형 선박 비중도 26.5%로 축소했다. 작년 신조선 시장에서 중형 선박 비중은 40.1%였다.

중형 선박 시장과 달리 올해 상반기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소폭 개선됐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새 선박 발주량은 지난해 동기보다 9.1% 늘어난 1234만CGT였다. 하지만, 발주액은 281만 5000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15.8% 줄었다. 발주량 증가에도 고가인 크루즈선 발주가 지난해의 절반 정도로 줄어 발주액 감소를 이끌었다.

국내 중형조선사 수주량도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중형조선사 수주량은 모두 12척, 27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5%나 줄었다. 세계 중형 선박 시장에서 국내 중형조선사 수주 점유율도 5.4%로, 지난해 6.8%에 못 미쳤다. 수주액은 4억 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5%나 감소했다.

국내 중형조선사 2분기 말 수주잔량은 전분기보다 2.9% 증가한 93만 4000CGT였다.

올 상반기 중 건조 혹은 인도 실적이 있는 국내 중형조선사는 10개사 중 단 3개사(STX조선해양·대한조선·대선조선)에 그쳤다.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중형 선박 발주량 감소를 두고 "대부분 선종이 국제해사기구의 황산화물(SOx) 규제 강화 이후 연료 선택 문제가 쉽지 않아 신조선 투자를 미루는 상황이다. 이 문제는 대형 선주들보다 중형 선주들이 더 심각하게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중형 선박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늘었지만 벌크선과 탱커(액체운반선) 발주량은 줄었다. 선종 별 선가는 벌크선이 올 2분기에도 상승 흐름을 지속했고, 중형 탱커는 1분기 가격이 2분기에도 유지되는 정도였다. 중형 컨테이너선은 발주량 증가와 함께 선가도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시황을 어둡게 보지 않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6일 "작년 12월 말 기준으로 5만 t급 석유제품운반선(PC) 선가가 3300만 달러였는데, 최근 들어서는 3700만 달러로 상승하고 있다"며 "중형 선박 선주사들이 올해 상반기까지 선가 저점을 확신하지 못해 투자를 미루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5월 말부터 선가 상승이 가시화하고 있다. 8월 이후에는 선가가 다소 오르고 발주량도 상반기보다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다소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올해 초 달러당 1060원이던 원화가 지난 6월 중순부터 1110원을 넘어 1130원대를 오르내리는 점도 영업이익 상승으로 이어질 호재로 본다. 다만, 올 하반기 예상되는 강재(철강) 가격 상승은 영업이익 개선에 다소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여전히 까다로운 금융권의 선수금 환급 보증(RG) 발급도 수주량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