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소환…김 지사 의혹 부인
킹크랩 시연회 참석·댓글조작 등 집중 추궁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드루킹 사건'(민주당원 인터넷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예정된 출석 시간인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 앞에 도착한 김 지사는 비교적 차분하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포토라인에 섰다.

김 지사는 "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누구보다 먼저 특검 도입을 주장했고 그보다 더한 조사에도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공방이나 갈등을 확산시키는 정치특검이 아니라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특검이 돼주시길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또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회를 본 적이 있느냐, '드루킹' 김동원 씨에게 지방선거 도움을 요청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사실이 아니"라며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이날 특검 사무실 앞은 수백 명의 취재진과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배치된 경찰 500여 명, 그리고 김 지사를 지지하는 진보단체와 특검을 응원하는 보수단체로 일찍부터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의 댓글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지사 지지자들은 '특검을 특검하라' '김경수를 외롭게 하지 맙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고 보수단체 관계자들은 김 지사 구속 수사와 '대선 불법 여론조작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맞불집회를 열었다.

김 지사는 지지자들이 자신을 향해 장미꽃을 던지자 주먹을 불끈 쥐거나 손을 흔들어 '화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검 측은 김 지사 조사 관련 질문에 극도로 말을 아꼈다. '조사 준비가 잘됐나', '대질조사가 이루어지나' 등의 물음에 "지켜봐 달라"고만 답했다.

김 지사는 허익범 특검과 면담 등 별도 절차 없이 곧바로 특검 사무실에 마련된 영상녹화 조사실에서 신문을 받았고 특검 수뇌부는 실시간으로 이 장면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경기도 파주 드루킹 측 본거지에서 진행된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했는지, 댓글조작을 지시하거나 묵인한 적 있는지, 그 조작 결과물을 보고받았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또 작년 12월 드루킹 측에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하며 6·13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는지도 캐물었다.

특검은 조사 내용과 김 지사 진술이 계속 엇갈리고 증거인멸 가능성이 있을 경우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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