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산업진흥원장 공모 14명 모두 서류 탈락…허 시장 "능력 검증된 인사 중용" 의지
창원문화재단 대표이사·시정연구원장 임용에도 영향 미칠 듯

창원시가 출자·출연기관장 임용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천하의 인재를 구하고 싶다"고 한 허성무 창원시장 뜻에 따라 해당 분야 전문성이 부족한 선거 공신이나 특출난 능력과 자질이 검증되지 않은 지역 인사가 발붙일 틈이 없는 모양새다.

창원산업진흥원장 임용 후보 재공모가 한 예다. 창원산업진흥원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원장 공개모집 공고를 냈다. 이후 31일까지 진행된 원서 접수 결과 전·현직 지역 대학교수, 경제관련 연구 단체 출신 인사 등 모두 14명이 지원서를 제출했다. 추천위원회는 그러나 지난 2일 서류 심사 결과 적임자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전원 불합격 처리했다. 추천위는 이번 공모를 종결 처리하고 추후 재공고를 내 새로 적합한 인물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이렇듯 지원자 수가 적지 않았음에도 추천위가 면점 시험 전 서류 심사 단계에서 전원 불합격 결정을 내린 건 그만큼 능력이 검증된 인사를 중용하겠다는 허 시장의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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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전 허성무 창원시장이 창원시청 브리핑룸에서 마산해양신도시 공사비 검증단 구성 계획과 관련한 내용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허 시장은 실제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창원산업진흥원·시정연구원·문화재단 등 세 기관 수장은 선거나 정치, 정파 관계없이 정말 능력 있는 분을 모셨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세 기관에 어느 분이 오느냐에 따라 시정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며 "창의성이 있고, 창원 미래 비전을 갖춘 분이 운영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짚었다.

창원산업진흥원장 임용 심사 결과는 앞으로 이어질 문화재단 대표이사·시정연구원장 임용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창원문화재단은 대표이사 채용을 진행 중이다. 17명이 원서를 접수했고 지원자 모두 서류 전형을 통과했다. 이들은 8일 성산아트홀 전시동 3층 회의실에서 개별 면접시험을 본다.

서류 전형에서 14명 모두 탈락한 창원산업진흥원장 채용보다는 진도가 한 발짝 더 나아간 상태다. 하지만, 면접과 이후 최종합격자 발표 과정에서 적임자 부재에 따른 추후 재공고가 이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창원시 내에서도 이 같은 기류가 엿보인다. 창원시 한 관계자는 "현재 재단은 전임 대표이사와 임원들이 저지른 채용 비리 등 각종 부패, 비리 의혹과 단절돼야 한다"면서 "현재 지원한 인사 면면을 보면 다들 문화계에 몸담고 있다 보니 그동안 재단 내부에 쌓인 적폐를 청산하고 체질개선을 위한 개혁을 이끌 정치적·행정적 역량과 리더십이 부족해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짚었다.

이에 "면접 과정과 내용,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적임자가 없다면 재공고 여부도 검토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한편, 창원시정연구원은 박양호 원장 임기가 오는 2021년 5월 20일까지라 채용 공고를 낼 상황이 아니다. 박 원장은 그러나 전임 안상수 시장 시절 임용한 인사인 점에서 원장직 유지할지가 미지수다. 이에 박 원장이 앞으로 거취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신규 채용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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