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상영관 확보 난항…창원 시네아트 리좀 확정
고 노회찬 국회의원 등 명사 응원·지역민 도움 행렬

지역에서 만든 독립영화 <오장군의 발톱>(감독 김재한)이 광복절인 8월 15일 정식 개봉한다.

이 영화는 같은 제목의 연극이 원작으로 전쟁의 폭력성과 비인간성을 다룬 작품이다. 배우 맹세창(오장군 역), 조혜정(꽃분이 역)이 주연, 서갑숙, 이지원, 명계남, 정겨운 등이 조연으로 출연했다.

무엇보다 십시일반 제작 프로젝트 '나도 제작자'라는 시민기금으로 제작비를 모으며 주목을 받았다. 골프선수 최경주와 영화배우 류승룡도 취지에 공감하며 참여했다. 또 시청각장애인을 위해 한글자막 화면해설(배리어프리) 버전을 따로 만들어 호응을 얻기도 했다.

◇2년 반 만의 정식 개봉, 명사들 응원 이어져 = 2016년 1월 첫 촬영을 한 후 후반 작업을 끝낸 지난해 4월까지 총 제작 기간은 1년 3개월, 지난 2월 성산아트홀에서 십시일반 참여 시민들과 처음으로 공식 시사회를 진행했다. 그리고 3월 서울과 4월 창원(마산)에 이어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마지막 시사회를 끝냈다.

오는 15일 광복절 개봉하는 지역 독립영화 <오장군의 발톱>. /스틸컷

지난 4월에는 제40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후보로 진출하기도 했다.

정식 개봉이 확정되면서 공식 예고편이 온라인으로 공개됐고, 영화 OST '어서가자'도 음원 사이트에 등록됐다. 명사들의 응원 메시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 연구위원(전 통일부 장관)에 이어 박종훈 경남도교육감도 응원 대열에 합류했다. 고 노회찬 국회의원이 보낸 응원 영상도 있다.

생을 마감하기 얼마 전에 찍은 이 영상에서 그는 "<오장군의 발톱>이 경남 도민과 창원 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투자해 만든 영화로 알고 있다"며 "이것이 새로운 문화 방식이 뿌리를 내리는 좋은 사례가 될 거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노 의원은 "꼭 영화를 보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국회 시사회에서도 노 의원이 축사를 할 계획이었다.

◇독립영화 개봉의 험난한 길 = 개봉일이 정해졌다지만, 여느 독립영화와 마찬가지로 개봉관을 확정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다.

여름 성수기에 멀티플렉스는 언감생심이고, 예술·독립영화 전용관마저 포화 상태. 곧 개봉할 외국 예술영화들이 줄을 서 있고, 여기에 나름 자금력 있는 국내 독립영화들도 비슷한 시기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만든 종이학과 응원 요청 편지. /<오장군의 발톱> 제작진

현재까지 개봉 당일 확정된 상영관은 창원 창동예술촌 내 예술영화 전용관 시네아트 리좀이 유일하다. 경기도, 부산, 대구, 인천, 서울 등에 확정된 개봉관이 있지만, 대부분 다음날인 16일부터 상영할 수 있다. 심지어 일주일 뒤부터 상영을 하는 곳도 있다.

<오장군의 발톱> 제작진은 일단 개봉일까지 최대한 상영관을 마련하려 애를 쓰고 있다. 특히 멀티플렉스 상영관은 부산·경남 지역에 한해 대관료를 주고서라도 10개 관 정도를 확보할 생각이다.

◇계속되는 지역민들의 도움 = 이런 와중에 지역민들의 도움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부친상을 당한 도춘석 법무법인 미래로 대표변호사가 부의금 중 일부를 개봉 지원금으로 보내왔다. 부친이 한국전쟁 참전용사이기도 하기에, 형제들끼리 의논을 거쳐 영화에 힘을 보태기로 했단다.

개봉을 돕는 자원봉사자들도 종이학 프로젝트로 힘을 보탰다. 이들은 종이학 3000마리를 접어 도종환 문체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류승룡 배우에게 각각 1000마리씩 개봉을 응원해 달라는 편지와 함께 보냈다. 모두 감동을 하고, 긍정적으로 회신이 왔다고 한다.

다만, 도 장관으로부터는 영화 정책을 관장하는 부처장으로서 개별 영화를 공개적으로 응원하기는 곤란하지만, 많은 사람이 영화를 보길 원한다는 답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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