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화가 되다시피 한 낙동강 녹조가 이번 여름에도 창궐하는 지경에 이르러 비상국면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창녕함안보 상류는 녹조 개체 수가 크게 늘어 '관심' 단계에서 '경계'로 격상됨으로써 이 물을 식수로 공급받는 창원과 함안 창녕 등 수혜지역 주민들의 건강관리에 위험신호가 켜졌다. 칠서취수장과 정수장은 취수구를 보호장치로 감싸는 한편 활성탄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으므로 안심해도 된다고 해명하지만 간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과 발암물질인 총트리할로메탄을 완벽하게 걸러낸다는 보장이 없고 보면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당분간 비 소식이 없을 뿐만 아니라 폭염 또한 장기화할 전망이 없지 않아 이대로 가다가는 최악 상태인 녹조 대발생 단계로 이행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사태가 이쯤 되다 보니 보를 완전개방하여 물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최상이라는 기존의 처방책이 강력하게 대두하고 있다. 당연한 반응이다. 물이 아래로 제대로 흘러내리지 못해 녹조가 기생하기 좋은 강 환경을 만든다는 주장은 관련 학자나 전문 지식인들의 영역을 뛰어넘어 보편적 상식으로 자리 잡았음을 부정할 수 없다. 허성무 창원시장이 보 개방의 당위성을 언급하고 관철을 위해 대정부 압박도 불사할 것임을 밝힌 이면에는 보로 인한 물의 정체가 녹조를 번창하게 하는 핵심 악재가 되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기 때문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지만 중앙정부는 개방 후의 불확실성만 의식한 나머지 미루기를 능사로 하더니 최근에는 한술 더 떠서 내년 가서야 가부를 판단할 수 있겠다며 한껏 물러나 버렸다. 

녹조라떼로 돌변하는 썩은 낙동강을 되살리는 길은 흐름을 방해하는 인위적 시설물을 제거하는 것이며 그 시작이 보 해체 내지 완전개방에 있다는 것은 이제 거역하기 어려운 대세다. 그래야만 상수원을 딴 데서 찾으려는 부산이나 대구 등 수역 지방자치단체의 혼란을 바로잡아 낙동강 본래 모습을 되찾게 할 수 있을 뿐이다. 창원시는 우선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응급조처로 식수 관련 안전대책을 하루라도 빨리 세워 수돗물 불신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수질검사와 분석을 철저하게 하고 정화에 관한 한 한치 차질이 발생치 않도록 하는 것만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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