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트퍼드셔 대학교 리처드 와이즈먼(심리학) 교수가 흥미로운 시험 결과를 소개했다. 진짜 미소와 가짜 미소를 구별하는 방법이다. 와이즈먼 교수는 상대의 눈을 보라고 한다. 진짜 미소를 지을 때 사람은 얼굴 근육을 더 많이 쓰고 눈가에 잔주름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구별해내는 데 공감능력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했다. 과학자들과 과학 전문 기자들을 대상으로 두 웃음을 구별해달라고 한 결과, 과학자들 정답률이 60% 정도이고, 기자들은 73%로 더 높았다. 직업 특성상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기자들은 상대의 표정이나 말투 등에서 감정을 읽어내려고 애쓴다. 공감능력과 비슷한 의미에서 '눈치' 빠른 기자, '촉'이 좋은 기자가 남다른 취재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포커페이스(무표정)로 무장한 사람을 대할 때는 '감'을 잡기 어렵다.

상대를 직접 볼 수 없는 인터넷 공간은 어떨까. 요즘처럼 SNS 소통이 강조되는 시대에 온라인에서는 가짜 미소가 판친다. 가끔 SNS에 올린 글만 봐도 상대방 감정이 느껴질 때도 있다. 대놓고 공격적인 표현을 쓰지 않아도, 왠지 딱딱하고 삐딱하거나 비꼬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글이 있다. 그런데 여기에 웃는 이모티콘이나 웃음 의성어(ㅋㅋ)를 덧붙인다면? 헷갈릴 수 있다. 오해받기 싫거나 가볍게 웃어넘기고 싶을 때 자주 쓰는 수법이다. 선플이든 악플이든 공감 댓글이 이어지지만, 온라인에서 공감능력을 키우기에는 한계가 있다.

유독 온라인 소통에만 강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온라인에서 더할 나위 없이 진지하고 선명해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도 그럴까? 사람들과 눈 맞추며 이야기하는 게 편안할까? 진짜 미소와 가짜 미소를 구별하는 시험을 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다. 홍 전 대표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어떤 경우라도 자살이 미화되는 세상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고 밝혔다. 타인의 고통을 생각해보지 않는 사람이 판치는 세상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정봉화 기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