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직·노점상인도 이용 가능
금리 연 6∼8%대로 부담 적어

홍모 씨는 10년간 대기업 차량 검사원으로 일했다. 일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지인 몇 명과 자동차용품 관련 물류사업을 시작했다. 잘나가기만 할 줄 알았던 사업은 얼마 지나지 않아 곤두박질쳤다. 급기야 함께 일하던 지인들로부터 배신까지 당했다. 신용카드로 부채 돌려막기에 급급했다. 아내, 두 아이와 함께 도피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가족을 생각하며 다시 일어서기로 했다. 다행히 지인 소개로 식당 주차 요원으로 일하게 됐다. 어깨너머로 음식점 일도 제법 익혔다. 그러다 보니 직접 가게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자리 잡았다. 은행을 찾았지만 낮은 신용등급과 소득 탓에 대출은 꿈도 꾸기 어려웠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줄기 빛이 찾아왔다. 우연히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햇살론 대출'을 들었다. 반신반의하며 서민금융진흥원을 찾아 상담을 받았고 햇살론 사업운영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답을 얻었다. 홍 씨는 이제 어엿한 음식점 사장님이 됐다. 맛집으로 소문나 프랜차이즈화를 구상할 정도로 탄탄하게 자리 잡았다. 홍 씨는 "햇살론 대출은 내 얼굴에 환한 웃음을 가져다준 햇살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저신용·저소득자 맞춤형 서민 대출 상품인 '햇살론'은 2010년 정부 정책으로 시작해 지금도 홍 씨 같은 서민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 대부업 등에서 20%대 고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이들이 6~8%대 금리로 이용할 수 있다.

'햇살론'은 정부·자치단체·금융회사가 공동으로 재원을 출연하고, 서민금융진흥원·지역신용보증재단이 보증서를 발급해 대출을 실행하는 방식이다. 농협·새마을금고·신협·수협·산림조합·저축은행, 6개 기관이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특히, 농협은 최근 '포용적 금융 실천' 가운데 하나로 햇살론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농협은 6개 기관 출연금액 중 40% 이상을 부담하고 있다.

'햇살론' 대출 자격은 기본적으로 연소득 3500만 원 이하이거나, 연소득 4500만 원 이하이면서 개인 신용 6~10등급인 이들이다. 직업군은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았거나 점포 없는 자영업자(노점상·대리운전기사 등), 농림어업인, 3개월 이상 노동 중인 일용직·비정규직(근로소득 미신고자도 가능)도 가능하다.

대출 한도는 △생계자금 1500만 원 △사업운영자금 2000만 원 △창업자금 5000만 원 △대환(기존 고금리 대출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타는 행위) 자금 3000만 원이다.

상환 형태는 △생계자금은 3년 혹은 5년 매월 원금균등분할 △사업운영자금은 5년 이내 원금균등분할(보증조건에 따라 1년 거치 가능) △창업자금은 1년 거치 4년 이내 원금균등분할 △대환자금은 5년 이내 선택 기간에 원금균등분할 등이다.

대출 금리는 취급기관마다 조금씩 차이를 두는데, 대체로 6~8%대로 형성돼 있다.

경남농협 관계자는 "햇살론이 출시된 지 8년 가까이 됐다. 하지만,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이도 많다"며 "은행권 대출이 안 되거나, 고금리 대부업 이용자들은 '햇살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만하다"고 말했다.

'햇살론' 이용 문의는 농협(1588-2100), 새마을금고(1599-9000), 신협(1644-6000), 수협(1588-1515), 산림조합(02-3434-7114), 저축은행중앙회(02-3978-600)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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