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보 인근 조류경보 '경계'
취수장 줄줄이 식수관리 비상

낙동강 녹조가 심해짐에 따라 식수원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유해 남조류 등 독성물질을 정수한 수돗물을 안전하게 마셔도 될까?

창녕함안보 구간에 유해 녹조 원인인 남조류 세포 수가 지난 1일 10만 개가 넘어서면서 조류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됐다. 지난달 28일 1만 5520개에서 불과 3일 만에 8만 5000여 개 급증해 10만 941개를 기록했다.

같은 날 낙동강 중류지역인 강정고령보 역시 경계 단계로 격상되는 등 낙동강 유역에 녹조가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독성물질 기준치 이하라서 수돗물 안전? = 낙동강 녹조 문제가 심각한 것은 식수와 직접 연관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조류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된 함안보 인근에는 창원시와 함안군, 김해시, 양산시, 부산시 등 낙동강 하류지역 수돗물을 공급하는 취수장이 줄줄이 있다. 이 때문에 낙동강유역환경청과 각 지방자치단체는 해마다 녹조가 창궐할 때마다 식수관리에 비상을 건다.

국가상수도정보시스템을 살펴보면 지난 7월 기준으로 낙동강물을 끌어 쓰는 칠서, 석동, 명동, 삼계, 신도시, 범어, 웅상 등 정수장 수질분석 결과 간질환을 유발하는 녹조 대표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은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이크로시스틴 불검출이 수치 '0'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환경부가 마이크로시스틴 분석 결과를 공개할 때 0.0㎍/ℓ이하 수치면 불검출로 표기하는 탓이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가 2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깨끗한 수돗물을 위한 수문 개방과 마이크로시스틴 분석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박종완 기자

더욱이 마이크로시스틴 분석은 조류경보제서도 '관심' 단계는 주 1회, '경계' 단계에서는 주 2회 진행한다. 자연히 관심 단계 등 녹조가 심각하지 않을 때는 마이크로시스틴 분석이 미약해 먹는 물 관리에 구멍이 생긴다. 고 노회찬 국회의원은 지난해 칠서정수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창원시에 "마이크로시스틴 분석을 매일 1회씩 해달라"고 권하기도 했다.

더불어 마이크로시스틴이 불검출됐다고 안심할 수 없는 이유는 총트리할로메탄 때문이다. 총트리할로메탄은 녹조나 유기물이 증가하면 정수약품으로 원수를 정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 부산물이다.

총트리할로메탄은 살균소독용으로 사용하는 염소와 유기물이 반응해 생성되는 4가지 화합물을 통칭하는 발암 물질이다. 물 수질기준에서 총트리할로메탄 검출 기준치는 0.1㎎/ℓ 이하다.

국가상수도정보시스템에 나온 정수장 총트리할로메탄은 7월 기준 칠서 0.035㎎/ℓ, 석동 0.049㎎/ℓ, 신도시 0.050㎎/ℓ, 범어 0.039㎎/ℓ, 삼계 0.014㎎/ℓ, 명동 0.012㎎/ℓ등으로 집계됐다. 기준치 이하지만 검출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낙동강청은 먹는 물 안전에 문제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 근거는 고도정수처리를 거친다는 것이다. 창원시는 지난달 31일 칠서정수장과 석동정수장 시설물 점검을 진행해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낙동강청 관계자는 "일반 정수처리를 해도 녹조 독성물질이 99% 걸러진다. 고도정수처리하면 더 높은 효율을 보인다. 수돗물에서 나올 수 있는 부산물 등은 기준치 이하라는 점에서 믿어도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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