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실점 많았던 경남, 이광진 등 영입 수비 강화…중원 안정·상승세 이어져

K리그1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경남FC가 월드컵 브레이크 이후 시작된 하반기에서 상반기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상반기에는 막강 화력으로 득점을 올리고도 수비 라인이 무너지면서 실점하는 경우가 잦았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지난달 28일 FC서울과 경기에서 2실점하기 전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여기에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이광진(27)과 유지훈(30)이 자리하고 있다.

이광진은 2010년 서울에서 미드필더로 데뷔했지만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한 채 2016 시즌 수원FC로 이적해 K리그2(챌린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김종부 감독은 이광진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지난 이적 시장에서 이광진을 영입 후 오른쪽 측면수비를 맡겼다.

이광진이 우측 수비를 맡아주면서 원래 중앙수비수이면서도 우측 수비로 자주 출전했던 우주성이 원래 포지션인 센터백으로 돌아가고 박지수·김현훈과 교체가 가능해지면서 수비라인을 강화할 수 있었다.

유지훈은 2010년 경남에서 프로 데뷔 후 2011년 부산아이파크로 이적했다. 부산이 2부로 강등되면서 2부리그에서 뛰었고 2017년 서울이랜드로 이적했다. 경남으로 오기 전까지 통산 140경기에 출전해 3골 7어시스트로 평범한 선수였다. 하지만 경남으로 옮기고 6경기 모두 출전해 어시스트 1개를 기록하는 맹활약을 하고 있다.

특히 이광진·유지훈이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공격 가담이 늘면서 수비위치에서 공격 1선까지 공 배달을 담당하는 네게바가 살아나고 있다. 네게바는 양쪽 윙을 보면서 빠른 주력과 정확한 공 컨트롤, 순식간에 수비수 2~3명은 제칠 수 있는 발기술 등으로 경남 공격의 키맨 역할을 하는데 뒤에서 받쳐주는 선수가 없을 때는 상대 박스 근처까지 가서도 패스할 곳이 없어 고전하곤 했다. 하반기 들어 경남의 공격력과 수비 모두 안정될 수 있었던 핵심은 수비라인 안정화였고, 김종부 감독의 용인술이 자리하고 있다.

경남 돌풍을 이어가는 또다른 핵심 요소는 중앙미드필더의 안정이다. '경남의 캉테'로 불리며 경남 원클럽맨인 최영준(27)과 함께 상주상무전에서 프로 데뷔 첫 골을 터트린 김준범(20)의 성장으로 중앙미드필더진이 공수 조율과 빌드업의 중심이 되고 있다.

경남은 4-4-2 포메이션을 쓰는 팀으로 중앙미드필더를 공격형과 수비형으로 나누지 않고 경기 진행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역할을 수행한다. 올 시즌 하성민이 중미에 보강되면서 그동안 수비에 더 많이 참여했던 최영준이 활발하게 공격 전개를 이끌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최영준은 비주얼스포츠 축구 통계로 봤을 때 14라운드까지 K리그1 미드필더 가운데 가장 높은 수비 공헌도를 기록했다. 가로채기·패스차단·클리어·태클성공·슛블록을 통칭한 수비공헌도를 기록했다. 이 중 가로채기 69회, 태클 성공 54회(79회 시도) 등 2분야 1위를 차지했다.

김준범은 올해 경남에서 프로 데뷔한 U-23 자원이다. 올 시즌 20경기 중 9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했다. 김 감독의 신뢰를 받지만 상반기에는 들쭉날쭉한 기량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큰 기량 향상을 보이며 넓은 시야와 빠른 판단에 바탕한 중원 장악이 빛을 내고 있다.

경남의 주포 말컹을 비롯해 경남 선수 개개인의 기량을 놓고 본다면 K리그1에서 톱 수준이라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런 선수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 대신 다양한 전술과 맞춤형 훈련으로 '원 팀 경남'으로 묶어 세우며 강한 팀, 잘 지지 않는 팀으로 리그를 평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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